문성근·홍석천·윤종신 등 SNS에 추모 글…생전 따뜻한 선행 후일담도
"전설의 여배우"…"본인 힘들 때도 수해 입은 단골식당에 거금 쾌척"
"새카만 후배까지 항상 챙겨주던 언니"…동료들 온라인 추모(종합)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배우 강수연이 세상을 떠난 지 이틀째인 8일 동료 배우들과 감독, 음악인 등이 온라인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아역배우부터 시작해 4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해온 강수연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고인의 생전 모습을 회상하며 애도했다.

영화 '경마장 가는 길'(1991)에서 상대 역으로 호흡을 맞춘 문성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수연 배우, 대단한 배우, 씩씩하게 일어나기를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 아픕니다.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성근은 강수연과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 동거했던 사이로 출연했으며, 이 영화로 두 사람은 청룡영화상 남녀주연상을 나란히 받았다.

배우 김규리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서 고인과 만났던 순간을 회상하며 "저도 나중에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습니다.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라며 슬퍼했다.

"새카만 후배까지 항상 챙겨주던 언니"…동료들 온라인 추모(종합)
강수연·안성기 주연의 영화 '그대안의 블루'(1992)를 연출한 이현승 감독은 "안녕 나의 친구, 나의 첫 영화를 함께 해줘서 고마웠다"라는 글과 함께 영화 포스터를 게재했다.

영화 '웨스턴 애비뉴'(1993)를 함께한 배우 정보석은 "우리 영화의 위대한 배우 강수연님이 하늘로 떠났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평안하길 간절히 바랍니다"라며 영면을 기원했고, 드라마 '문희'(2007)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승연은 "언제나 당당하고, 언제나 멋지고, 언제나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동료들은 단역부터 스태프들까지 두루 챙겼던 고인에 대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강수연의 TV 드라마 대표작인 '여인천하'에 함께 했던 안연홍은 "저처럼 새카만 후배도 항상 따뜻하게 챙겨 주셨던 언니, 언니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건 언제나 저의 자랑거리 중 제일 첫 번째였습니다"라고 그리워했다.

배우 이상아는 "아역 때부터 활동한 나의 마음을 누구 보다 이해해 주려 했던 언니"라고, 방송인 홍석천은 "석천아 누난 네 그대로가 참 좋다.

그 응원이 내겐 큰 힘이 됐었다"고 전했다.

윤영미 아나운서는 단골집 주인에게 들었다는 고인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녀가 종종 술을 마시던 식당이 장마로 물이 차 보일러가 고장나 주인이 넋을 놓고 앉아있는데, 강수연 그녀가 들어와 연유를 묻고 따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리비 6백만원을 헌사했다"며 "듣기론 그녀도 당시 넉넉지 않은 사정에 온 가족을 부양하는 자리에 있었다는데 참 통 크고 훌륭한 배우"라고 전했다.

55세 나이로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고인에 대한 안타까운 탄식도 이어졌다.

영화감독 겸 배우인 양익준은 "누나 같았고, 따뜻했고, 사랑스러웠던 분이 돌아가셨다.

누나라고 한번 불러봤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작곡가 김형석은 "가슴이 아프네요.

다시 씩씩하게 일어나길 빌었는데 배우 강수연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 편히 쉬길…"이라고 추모했다.

또 가수 윤종신은 "편히 잠드셔요.

오랜 시간 감사했습니다"라고, 배우 봉태규는 "선배님 편히 잠드세요"라는 글과 함께 강수연의 사진을 게재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다 7일 별세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에 차려졌으며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을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