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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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태평성대의 시절에는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과 가족의 안위가 위협받는 순간 나라를 통치하는 대통령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영화 <링컨(Lincoin), 2012>에서 대통령은 엄청난 반대 세력에도 굴하지 않고 신념이 담긴 노예제도 폐지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바로 세우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모습에 우리는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무서운 파고를 헤쳐 나갈 진정한 지도자의 투혼을 기대한다. <영화 줄거리 요약>
미국 16대 대통령인 링컨(다니엘 루이스 분)은 4년간의 남북전쟁이 사실상 승리로 기우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노예제도 폐지가 담긴 수정 헌법 13조의 통과에 주력한다. 그러나 자신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 조차 링컨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 타협을 요구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죽었고 현재도 죽어 나가고 있는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이들의 주장 앞에 링컨은 오히려 60만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희생된 넋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수정 헌법 13조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관전 포인트>
A. 링컨이 수정헌법 13조 처리가 중요하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종전으로 남부가 다시 연방에 들어와 하원 의석 수의 일부를 차지하게 된다면 수정헌법 처리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노예제 폐지를 우선 확립해 놓고 전쟁을 끝내야 남북 전쟁에서 쓰러져간 많은 희생의 의미를 되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 링컨이 현실 정치인임을 보여주는 과정은?
수정헌법의 통과를 위해서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링컨은 중립적이거나 반대하는 의원을 찬성으로 돌리기 위해 원하는 관직을 제안하기도 하고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당내 보수파의 표를 의식해 남부 대표단들과의 비밀협상에 나서기도 하고 이런 소문이 나돌자 교묘한 말로 사실을 회피하기도 하는 현실적 전략을 펴는 정치인이었다. 링컨은 노예를 해방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며 망설이는 의원에게 " 우린 평화를 맞을 준비도 안 돼 있소. 막상 평화가 찾아오면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서 닥쳤던 문제들보다 더한 난제들이 우리를 기다릴 거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소"라며 강하게 설득한다.
C. 법안 가결을 위해 남부 대표단의 만남을 지연시키며 고뇌하던 링컨은?
남부 대표단을 태우고 올 배의 선장에게 전보를 치기 전 수정헌법의 통과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고민하던 링컨은 보좌관과 엔지니어에게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의 공리를 인용하며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 그게 수학적 추론의 법칙이지, 맞기 때문에 사실이기도 해. 과거에도 맞았고 미래에도 맞을 거야, 유클리드는 이것이 <자명하다>고 했어, 무려 2천 년 전에 쓰인 역학 법칙에도 자명한 진실이 있는 거야.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는 것 말이야, 출발점은 평등이야, 그게 시작 아닌가? 그건 균형이고 공정성이야, 그게 정의라네"라며 흑인들은 백인과 평등하기에 노예제도의 폐지는 정의롭다는 신념을 확인한다.
D. 링컨의 힘든 가정사는?
링컨은 어린 아들이 병으로 죽은 후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아내 메리(샐리 필드 분)와 부모로 부터 독립하기 위해 반항하는 아들 로버트 등 가족과의 관계에서 고통을 받기도 한다. 결국 아들은 전쟁에 참전했고 이를 원망하는 아내에게 링컨은 "자신도 어린 아들 윌리가 죽었을 때 자신도 관 옆에 묻히고 싶었었다고" 외치며 인간적인 고뇌를 보인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링컨은 연극을 관람하다가 반대파인 남부인의 총탄에 암살당하고 만다.
E. 수정헌법 13조의 결론은?
링컨은 탁상공론에 빠져 있는 수어드 국무장관 등 측근들을 향해 책상을 내리치면서 "더 이상 못 듣겠군, 여러분이 알거나 말거나 난 이게 필요하오! 이 수정안만이 해결책이오! 우린 지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소, 지금! 인간 존엄성의 운명이 우리 손안에 있소, 여기에 이르기까지 흘린 피가 얼마요? 노예제를 폐지하면 지금 사슬에 묶인 수백만 명의 운명뿐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백만 명의 운명도 결정짓는 거요. 표 2개가 그걸 막고 있소. 그 표를 얻어야 하오, 나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요,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지, 여러분이 이 표를 구해올 거라 믿소"라며 강한 관철 의지를 보인다. 결국 최종 투표에서 2표 차로 수정안이 가결되게 된다. <에필로그>
장기적인 팬데믹의 고통, 핵 전쟁을 야기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 경제의 위기 상황을 맞아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진영에 구애됨 없이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 닥쳐올 위기를 막아내면서 국민의 행복한 삶을 열어줘야 한다. 링컨 대통령은 "나침반은 정북의 방향을 가리켜 주지만 여정 중 만나게 될 늪이나 사막, 구멍 같은 것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라며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리더는 스스로 불굴의 신념과 슬기로운 도전정신으로 헤쳐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국민을 위기에서 구하고 멋진 세상으로 바꾸는 대통령의 시대적 리더십 발휘를 기대해 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영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태평성대의 시절에는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과 가족의 안위가 위협받는 순간 나라를 통치하는 대통령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영화 <링컨(Lincoin), 2012>에서 대통령은 엄청난 반대 세력에도 굴하지 않고 신념이 담긴 노예제도 폐지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바로 세우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모습에 우리는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무서운 파고를 헤쳐 나갈 진정한 지도자의 투혼을 기대한다. <영화 줄거리 요약>
미국 16대 대통령인 링컨(다니엘 루이스 분)은 4년간의 남북전쟁이 사실상 승리로 기우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노예제도 폐지가 담긴 수정 헌법 13조의 통과에 주력한다. 그러나 자신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 조차 링컨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 타협을 요구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죽었고 현재도 죽어 나가고 있는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이들의 주장 앞에 링컨은 오히려 60만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희생된 넋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수정 헌법 13조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관전 포인트>
A. 링컨이 수정헌법 13조 처리가 중요하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종전으로 남부가 다시 연방에 들어와 하원 의석 수의 일부를 차지하게 된다면 수정헌법 처리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노예제 폐지를 우선 확립해 놓고 전쟁을 끝내야 남북 전쟁에서 쓰러져간 많은 희생의 의미를 되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 링컨이 현실 정치인임을 보여주는 과정은?
수정헌법의 통과를 위해서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링컨은 중립적이거나 반대하는 의원을 찬성으로 돌리기 위해 원하는 관직을 제안하기도 하고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당내 보수파의 표를 의식해 남부 대표단들과의 비밀협상에 나서기도 하고 이런 소문이 나돌자 교묘한 말로 사실을 회피하기도 하는 현실적 전략을 펴는 정치인이었다. 링컨은 노예를 해방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며 망설이는 의원에게 " 우린 평화를 맞을 준비도 안 돼 있소. 막상 평화가 찾아오면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서 닥쳤던 문제들보다 더한 난제들이 우리를 기다릴 거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소"라며 강하게 설득한다.
C. 법안 가결을 위해 남부 대표단의 만남을 지연시키며 고뇌하던 링컨은?
남부 대표단을 태우고 올 배의 선장에게 전보를 치기 전 수정헌법의 통과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고민하던 링컨은 보좌관과 엔지니어에게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의 공리를 인용하며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 그게 수학적 추론의 법칙이지, 맞기 때문에 사실이기도 해. 과거에도 맞았고 미래에도 맞을 거야, 유클리드는 이것이 <자명하다>고 했어, 무려 2천 년 전에 쓰인 역학 법칙에도 자명한 진실이 있는 거야.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는 것 말이야, 출발점은 평등이야, 그게 시작 아닌가? 그건 균형이고 공정성이야, 그게 정의라네"라며 흑인들은 백인과 평등하기에 노예제도의 폐지는 정의롭다는 신념을 확인한다.
D. 링컨의 힘든 가정사는?
링컨은 어린 아들이 병으로 죽은 후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아내 메리(샐리 필드 분)와 부모로 부터 독립하기 위해 반항하는 아들 로버트 등 가족과의 관계에서 고통을 받기도 한다. 결국 아들은 전쟁에 참전했고 이를 원망하는 아내에게 링컨은 "자신도 어린 아들 윌리가 죽었을 때 자신도 관 옆에 묻히고 싶었었다고" 외치며 인간적인 고뇌를 보인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링컨은 연극을 관람하다가 반대파인 남부인의 총탄에 암살당하고 만다.
E. 수정헌법 13조의 결론은?
링컨은 탁상공론에 빠져 있는 수어드 국무장관 등 측근들을 향해 책상을 내리치면서 "더 이상 못 듣겠군, 여러분이 알거나 말거나 난 이게 필요하오! 이 수정안만이 해결책이오! 우린 지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소, 지금! 인간 존엄성의 운명이 우리 손안에 있소, 여기에 이르기까지 흘린 피가 얼마요? 노예제를 폐지하면 지금 사슬에 묶인 수백만 명의 운명뿐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백만 명의 운명도 결정짓는 거요. 표 2개가 그걸 막고 있소. 그 표를 얻어야 하오, 나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요,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지, 여러분이 이 표를 구해올 거라 믿소"라며 강한 관철 의지를 보인다. 결국 최종 투표에서 2표 차로 수정안이 가결되게 된다. <에필로그>
장기적인 팬데믹의 고통, 핵 전쟁을 야기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 경제의 위기 상황을 맞아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진영에 구애됨 없이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 닥쳐올 위기를 막아내면서 국민의 행복한 삶을 열어줘야 한다. 링컨 대통령은 "나침반은 정북의 방향을 가리켜 주지만 여정 중 만나게 될 늪이나 사막, 구멍 같은 것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라며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리더는 스스로 불굴의 신념과 슬기로운 도전정신으로 헤쳐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국민을 위기에서 구하고 멋진 세상으로 바꾸는 대통령의 시대적 리더십 발휘를 기대해 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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