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 후 첫 선발 경기서 1골 1도움 맹활약
돌아온 '에이스' 세징야 "아내 생일에 골 넣어 더 큰 의미"
프로축구 대구FC의 절대적인 '에이스' 세징야(33)가 부상을 털어내고 완벽히 부활했다.

세징야는 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11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경기 시작 4분 만에 제카의 결승 골을 어시스트하고, 후반 14분엔 직접 추가 골을 터뜨려 대구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대구 구단의 '살아있는 역사'나 마찬가지인 세징야는 근육 부상으로 3월 말부터 전열에서 이탈해있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태국에서 이어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일정에도 동행하지 못한 채 팀의 16강 진출을 TV로 지켜봤다.

그사이 회복에 집중할 수 있었던 세징야는 5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10라운드 원정 경기에 교체 투입으로 복귀했고, 이날은 부상 이후 첫 선발 출격했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다 이제는 상대 팀 벤치에 앉은 이병근 감독에게 경기 전 먼저 다가가 환한 미소로 인사를 나눈 세징야는 그라운드에선 이 감독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돌아온 '에이스' 세징야 "아내 생일에 골 넣어 더 큰 의미"
전반 4분 오른쪽 코너킥을 제카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해 시즌 첫 도움을 작성했고, 후반 14분엔 제카가 상대 선수에게서 빼앗아 낸 공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매서운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해 육성 응원이 재개된 '대팍'의 열기를 끌어 올렸다.

세징야는 "이병근 감독님이 우리 팀을 상대하게 되면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클 거라서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했고, 이기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 덕분에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 감독과의 경기 전 대화에 대해선 "안부 인사를 했다.

여기 있을 때 잘해주셨고,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이기에 수원을 맡게 되셔서 기쁘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골을 넣고 '상의 탈의' 세리머니와 함께 포효한 세징야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큰 함성과 응원 속에서 경기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상의를 벗었다"며 "그러면 팬들이 좋아하시는 걸 알았고, 힘을 모아 함성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늘 아내의 생일인데 골을 넣어서 기억에 남는 경기였고, 의미가 더 컸던 것 같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돌아온 '에이스' 세징야 "아내 생일에 골 넣어 더 큰 의미"
세징야의 이날 활약이 제카와의 시너지 속에 펼쳐진 것은 대구 입장에서는 더욱 반가운 일이다.

세징야와 함께 대구의 공격을 이끌던 에드가가 이번 시즌 초반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계약을 해지하며 팀을 떠난 뒤 합류한 선수가 제카인데, 아직 함께 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날 '듀오'로서 위력을 확인했다.

세징야는 "제카는 영리하고 좋은 선수다.

오늘 골 이후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플레이한 덕분에 저도 골을 넣었다"며 "에드가와는 많은 역사를 이뤄냈고 제카는 이제 막 왔기에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에드가와 했던 것처럼 제카에게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의 알렉산더 가마 감독은 "두 선수는 짧은 기간 서로를 잘 이해하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제 더 좋아질 일밖에 없다"며 "앞으로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