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LX그룹이 오늘로 창립 1주년을 맞았습니다.

LG와의 계열분리로 독자경영에 나섰지만 순탄치만은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박 기자, LX 출범 1년인데 아직도 계열분리가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LX그룹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에 지정되지 않았는데요.

여전히 LG그룹에 속한 상태입니다. 완전한 계열분리는 아직이라는 의미인데요.

실질적 계열분리와는 별개로 공정위가 최종 허가를 내줘야 형식적으로도 완전한 독립이 이뤄집니다.

어제 단독 보도도 했는데요,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LX그룹은 공정위에 계열분리 신청을 접수했습니다.

이제 공정위의 심사만 남게 됐는데요. 최장 90일 이내에 계열분리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앵커>

LX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LX그룹은 주요 계열사로 무역회사인 LX인터내셔널과 자회사 LX판토스, 가구업체 LX하우시스, 반도체 기업인 LX세미콘 등이 있습니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2007년 오늘의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LG상사의 대표이사를 지냈는데요.

LX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과 함께 국내 빅3 종합상사입니다.

자회사 판토스 역시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6위를 차지한 알짜 회사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실적 좋은 이들 기업이 오히려 계열 분리에 있어선 부담이 되고 있는데요.

유오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LX그룹이 계열 분리를 마무리 짓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과거 LG그룹과 내부거래 과정에서 부당 거래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계열 회사 간 임원의 상호 겸임과 자금 대여 내역이 없고, 부당지원 내역이 없어야 계열 분리가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LX는 이 규정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공정위 심사 과정을 넘는 것이 녹록지 만은 않아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높은 LG그룹 의존도입니다.

시스템반도체 계열사 LX세미콘은 영업이익 4배, 물류를 담당하는 LX판토스도 2배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계열사 실적이 껑충 뛰었지만

각각 매출의 76%와 60%를 여전히 LG그룹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위가 친족 회사에 대한 높은 매출 비중이 문제 있다고 판단하면 계열 분리는 수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 : (매출 비중은) 공정위 재량의 영역이라 판단을 해봐야 합니다. 어느 정도 선에서 내부거래가 가능하다고 볼 것인지는 위원회에서 판단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본준 회장이 최근 1년간 다방면의 M&A를 통해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고, 계열 분리가 정부의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에 적합하다는 시각이 부각되면서 두 회사의 아름다운 이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LX와 LG가 서로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열분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LX그룹의 계열분리는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른 겁니다.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자 삼촌인 구본준 회장이 일부 계열사를 거느리고 독립해 LX홀딩스를 출범시킨 거죠.

LX그룹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 374억 원으로 24.0% 늘었습니다. 자산 총액 기준 국내 재계 40위권입니다.

독립 1년 외형 성장과 내실을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1년간 M&A로 덩치도 키웠는데요. 지난 11월 이후 5달 새 4건, 액수로는 7,685억 원 수준입니다.

이 중 3건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친환경 사업 확장에 쓰였는데, 지난달 지분 63.3%를 인수한 '포승그린파워'가 대표적입니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6천억 원가량(5,925억 원)을 들여 국내 2위 유리 제조 기업인 한국유리공업을 사들였는데요.

한국유리는 LX하우시스에 판유리를 공급 중이란 점에서 이번 결정은 그룹 내 시너지를 내겠단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LX그룹이 사업을 확대해 LG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단 계획으로도 보입니다.

계열분리도 이제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는데, 주가는 왜 이런가요?

<기자>

연초 대비 40% 오른 LX인터를 제외하곤 LX하우시스, LX세미콘 모두 힘을 못쓰는 중입니다.

당장 새로 출범한 LX홀딩스를 향한 투자 열기가 영 미지근하기 때문인데요.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는 계열분리 성사 여부가 남아 있다는 점과 승계 작업으로 지분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됩니다.

올해로 만 70세인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씨가 지난 3월 전무로 승진하면서, 구 전무를 중심으로 후계 구도가 정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유튜브제목 : 출범 1년 구본준의 LX "LG를 벗어나라"

해시태그 : #아름다운이별 #LG를피하는방법


박승완 기자·유오성 기자 pswan@wowtv.co.kr
'아름다운 이별' 어렵네…첩첩산중 계열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