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을 수상한 만화가 아트 슈피겔만은 집 안의 모든 벽을 책장으로 꾸몄다.

심지어 부엌 찬장에도 책이 꽂혀 있다.

만화와 동화는 물론 프란츠 카프카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등 고전 문학도 넘쳐난다.

"저는 종종 우리가 책 속에 묻혀 사는 느낌이 들어요.

얼마나 많은 책을 더 채워 넣을 수 있을까, 이걸 어떻게 그만둘 수 있을까? 이게 우리가 하는 일이자 살아가는 방식이죠."
신간 '예술가의 서재'는 예술가 32명이 책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서재를 중심으로 담아낸 책이다.

디자이너 니나 프루덴버거가 서재 주인들을 인터뷰해 책에 대한 생각을 기록했다.

작가·일러스트레이터·디자이너·편집자·건축가 등 서재 주인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으로 책에서 작업을 위한 자료와 영감을 얻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한다.

"책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따지고 보면 책을 대신할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

" 출판사 펭귄북스에서 책을 디자인하는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의 인생철학이다.

서재를 아끼는 사람이 전자책을 좋아할 리 없다.

종이가 접힌 부분이나 책에 적어놓은 메모 따위는 책을 읽던 순간들을 담은 자서전과 같다고 그는 말한다.

책에는 저마다 개성이 담긴 서재 사진들이 가득하다.

책이 인테리어를 완성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눈을 떼기 힘들 듯하다.

세계 각지의 독특한 서점과 도서관도 구경할 수 있다.

저자는 로마시대 작가 키케로의 말을 빌려 책과 서재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

"
한길사. 노유연 옮김. 280쪽. 3만3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