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전 7이닝 2실점 호투…"힘 빼고 타자 잡는 법 터득"

'1천292일 만에 선발승' 한승혁 "입대가 전환점…연구 많이 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한승혁(29)이 프로 데뷔 후 첫 7이닝 투구를 기록하며 3년 6개월여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한승혁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해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한승혁은 2018년 10월 10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천292일 만에 선발승을 챙겼다.

2019시즌을 앞두고 입대한 한승혁은 지난해 9월 복귀해 5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3패를 기록했다.

타자들을 압도하는 빠른 직구를 가지고도 제구력에 문제를 보이며 선발승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앞서 선발로 나선 두 경기에서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10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 가능성을 보였다.

팀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승수를 쌓진 못 했지만 김종국 감독을 비롯해 KIA 코치진이 내심 기대할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결국 한승혁은 이번 시즌 3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완벽하게 물오른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그토록 기다리던 승리를 챙겼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한승혁은 "입대 뒤 많은 생각을 하며 야구장 밖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부분이 전환점이 된 것 같다"면서 "제가 제구가 안 좋다는 평가가 많다는 것을 잘 안다.

그 부분을 많이 연구하고 연습했는데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한 한승혁은 투수가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한승혁은 "제가 7이닝을 처음 던진 것으로 안다.

그 부분에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 힘이 아니라 요령으로 타자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에도 실망하지 않고 기다려준 팬들과 부모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승혁은 "팬들도 그렇고 부모님도 그렇고 항상 포기를 안 하고 저를 기다려줬다.

저 또한 계속 더 잘하려고 노력했고, 한순간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부분들 덕분에 시즌 초반에 잘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 직전까지 선발을 맡게 될 줄 몰랐다는 한승혁의 올 시즌 목표는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무사히 보내는 것이다.

한승혁은 "스프링캠프 때 '안 다치고 버티면 기회가 있겠지'라고 생각만 했었다"면서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일단 아프지 않는 것이 첫 번째고, 제가 노력해서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