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후 부진에 시달린 오주한의 부활 선언, 17일 스타트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34·청양군청)이 한국 신기록을 목표로 2022 서울마라톤 및 제92회 동아마라톤 출발선에 선다.
오주한은 15일 비대면으로 열린 서울마라톤 기자회견에서 "2시간6분대 기록을 목표로 뛸 것"이라며 "좋은 동료들과 훈련해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2 서울마라톤은 17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한다.
피니시 라인은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했다.
케냐 출신 마라토너 오주한은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었고,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서 오주한은 15㎞ 지점 앞에서 허벅지 통증을 느껴 기권했다.
이번 대회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다.
오주한이 완주에만 성공한다면 개인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크다.
오주한은 한국 기록을 세우며 태극마크를 다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오주한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다.
이 기록은 한국으로 귀화하기 전에 세운 기록이다.
'한국인 오주한'으로 세운 최고 기록은 2019년 10월 경주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08분21초다.
남자 마라톤 한국기록은 이봉주가 보유한 2시간07분20초다.
오주한이 자신의 목표대로 2시간06분대에 레이스를 마치면 한국 마라톤 기록도 바뀐다.
그동안 대한육상연맹은 '귀화 후 3년 동안 국가 신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근거로, 오주한이 이봉주의 기록을 넘어서도 한국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오주한은 귀화 후 3년 동안 이봉주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3년이 지났고, 이제 오주한이 이봉주의 기록을 넘어서면 한국 남자 마라톤 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다.
대한육상연맹은 15일 회의를 열고 "오주한이 한국 기록을 넘어서면 공식 한국 신기록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오주한은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한국인 아버지' 고(故) 오창석 전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를 떠올리며 의욕을 키웠다.
오주한은 "나를 도와주신 오창석 선생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훈련했다"며 "현재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열매 맺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다만, 오주한이 2019년 10월 이후 공식 대회에서 풀코스(42.195㎞)를 뛴 적이 없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여자 선수들도 한국 기록과 항저우행 티켓을 목표로 17일 서울 도심을 누빈다.
4년 전 2018 서울마라톤에서 여자 마라톤 한국기록(2시간25분41초)을 세운 김도연(삼성전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당시에는 4위를 했지만, 3위를 한 북한 김혜성이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나중에 실격 판정을 받아 동메달을 받은 최경선(제천시청)이 국내 여자부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