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는 7일 쉬고 나온 반면 우리은행은 이틀 휴식 후 1차전 치러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 한 팀만 1주일 휴식…불공정한 경기
한참 진행 중인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경기 일정 탓에 시작부터 공정성을 잃은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21-2022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은 정규리그 1위 청주 KB와 2위 아산 우리은행이 맞대결하고 있다.

12일 2차전까지 KB가 먼저 2승을 거둬 남은 세 경기 가운데 1승만 더하면 통합 우승을 달성한다.

정규리그에서 25승 5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에 오른 KB가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플레이오프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정성이 훼손됐다.

원래 계획은 1위 KB와 4위 부산 BNK가 3월 31일에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을 치르고 2위 우리은행과 3위 인천 신한은행은 4월 1일 플레이오프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 일정만 1차전을 4월 5일로 미루면서 불공정 논란을 야기했다.

KB와 BNK의 맞대결이 한 쪽의 2승으로 끝나면 4월 2일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되는 데 비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기는 3차전까지 갈 경우 7일과 8일에 2, 3차전을 연달아 치른 뒤 10일에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바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가 2승으로 플레이오프를 끝내 이달 2일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고,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역시 2-0으로 물리치고 7일에 챔피언전 티켓을 따냈다.

이후 10일 오후 1시 30분에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열려 플레이오프 종료 후 휴식일이 KB는 7일, 우리은행은 이틀로 5일이나 차이가 났다.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 한 팀만 1주일 휴식…불공정한 경기
이는 프로야구에서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는 팀을 기다리는 경우와는 다르다.

'상대 팀보다 5일 더 쉬고 나오는 것이 경기력에 얼마나 차이가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밖에 볼 수 없고, '두 팀이 똑같이 쉬고 나왔어도 KB가 어차피 이기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목은 다르지만, 테니스 같은 경우에는 바로 전날 오전 경기를 마친 선수가, 오후에 경기를 끝낸 선수에 비해 체력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정도로 휴식 및 회복 시간 차이가 중요하다.

실제로 10일 낮 경기로 열린 1차전에서 KB가 우리은행을 무려 20점 차이로 이겼다.

휴식 기간의 차이 때문만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어느 정도 영향은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규리그 중 한 경기였다면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으로 감수할 수 있는 정도였을 터다.

그러나 시즌을 마무리하는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보아 넘기기 어렵다.

신한은행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면 KB와 BNK의 플레이오프 일정도 함께 연기해 4월 4일에 1차전을 실시, 양쪽 플레이오프가 비슷한 시기에 끝나도록 조정하는 것이 공정성 논란을 피하는 방법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