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제2의 지구는 없다!", "우리 미래를 태워 없애지 말라!".
2019년 3월, 전 세계 125개국에서 기후위기를 외치는 시위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150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참가한 등교 거부 시위는 탄소연료 남용으로 지구 온실가스를 양산한 기성세대에 대한 집단적 저항이었다.
열여섯 살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때부터 결연히 기후 행동의 최일선에 섰다.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의 삶터이자 보금자리인 지구를 기후위기에서 구하려면 세계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그리고 다시 20년 후인 2050년에는 영(0)으로 감소시켜야 한다.
그래야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막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인류의 운명은 향후 10~30년 안에 결정된다.
캐나다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시민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미래가 불타고 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같은 역저로 기후 위기를 진보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이번에 국내 출간된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또한 기후 행동에 뛰어든 십대 활동가들의 열정 넘치는 이야기로 '그린 뉴딜'을 강력히 주창한다.
교양서 작가 리베카 스테포프와 함께 쓴 이 책은 기후 변화에 아무런 책임이 없지만 앞으로 가장 큰 충격에 시달리게 될 젊은 세대에게 위기의 현실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전달한다.
더불어 기후 행동에 뛰어든 활동가들의 열정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규모 시위 말고도 십대 활동가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 행동에 새로운 활력을 힘차게 불어넣고 있다.
독일 출신의 펠릭스 핑크바이너는 정작 구해야 할 것은 북극곰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자국 정부에 100만 그루 나무 심기를 제안했고, 국민적 공감 속에 4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커다란 공감을 불러 일으킨 그는 이제 지구에 1조 그루의 나무를 심는 걸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
캐나다의 십대 원주민 활동가 어텀 펠티에는 오대호의 물을 보호하는 데 평생을 바쳐온 이모할머니 영향으로 활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겨우 열네 살 나이에 원주민 수자원국장이 된 그는 2019년 유엔 회의에서 "우리는 돈을 먹고는 살 수 없고, 석유를 마시고도 살 수 없다"며 원주민 공동체의 물을 오염시키지 말라고 외쳤다.
그해 9월에는 여덟 살에서 열일곱 살 사이의 기후 활동가 16명이 '유엔 아동 권리 협약'이라는 국제 조약을 근거로 유엔에 항의서를 제출해 화제가 됐다.
그중 태평양의 섬 팔라우 출신 청소년인 카를로스는 "우리처럼 작은 섬나라들이 기후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큰 나라들이 알아달라. 우리 집은 지금도 조금씩 바다에 잠겨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청소년들이 기후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도 제시한다.
학교에 기후 수업을 요청하고, 기후 시위에 동참하며, 나아가 정치 일선의 주체가 돼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클로이 스와브릭은 녹색당 대표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스물세 살 나이로 당선됐다.
아울러 예술과 공연은 사람들이 기후위기 극복 메시지를 알기 쉽게 도울 수 있다며 독창적 기후 예술의 공유를 제안하고, 자연과 가까워지기 위해 좀 더 노력함으로써 그 친화력을 직접 그리고 깊이 느껴보자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거듭 경고하며 간절히 외친다.
"기후 변화는 청소년들에게서 건강하고 깨끗한 지구에서 살아갈 기회를 빼앗아가고 있다.
또 가난한 사람들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적으로 타격을 안긴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청소년 세대와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은 기후 위기로 빚어지는 최악의 충격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
열린책들. 336쪽. 1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