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를 막아라
전쟁광과 지지자들…'머글'과 다를 바 없는 마법사들의 세계
1930년대 후반 유럽.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마스 미켈센 분)는 온갖 악행과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

그의 최종 목표는 마법사들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 '머글'(마법을 쓸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와 마법사의 세계를 통합해 마법사들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도록 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머글은 열등하고 천한 종족이고 마법사는 우월하고 고결한 종족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그의 선동에 다른 마법사들까지 동조해 지지하면서 그린델왈드는 마법사 연맹 의장으로 출마하게 된다.

'해리포터'의 프리퀄 '신비한 동물사전' 3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에 나오는 모습이다.

히틀러와 나치 그리고 지지자들이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실제 역사가 떠오른다.

시간적 배경 역시 비슷하다.

영화에는 그린델왈드의 계획을 막으려는 마법 동물학자 뉴트(에디 레드메인)와 호그와트 교수 덤블도어(주드 로)의 분투가 그려졌다.

원작 소설을 쓴 J.K 롤링이 각본을,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쟁광과 지지자들…'머글'과 다를 바 없는 마법사들의 세계
뉴트는 덤블도어의 부탁을 받고 부탄에서 '영물' 기린의 출산을 돕는다.

기린은 선량하고 순수한 사람의 영혼을 알아보는 동물로, 마법 연맹 의장 선출 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눈치챈 그린델왈드 일당은 뉴트를 제압한 사이 어미 기린을 죽이고 새끼 기린을 훔쳐 달아난다.

뉴트는 함께 태어난 쌍둥이 형제 기린을 안고 자리를 뜬다.

덤블도어는 그린델왈드와 한때 사랑했던 사이다.

당시 세상을 함께 바꾸자며 피의 서약을 맺은 탓에 그린델왈드와 대적할 수 없다.

그를 공격하려는 생각만 해도 마법이 걸린 목걸이가 죽일 듯이 덤블도어의 목을 옥죈다.

뉴트는 마법부 산하 오러 본부의 국장이자 친형인 테세우스(칼럼 터너), 호그와트 교수 힉스(제시카 윌리엄스), 머글 제빵사 제이콥(댄 포글러) 등과 팀을 꾸려 그린델왈드와 맞선다.

전쟁광과 지지자들…'머글'과 다를 바 없는 마법사들의 세계
영화에는 '해리포터' 시리즈와 '신비한 동물사전' 팬들이 환영할 법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향후 호그와트 교장이 될 덤블도어와 볼드모트 등장 전 최악의 마법사로 꼽혔던 그린델왈드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여주면서 '해리포터' 속 세계관을 완성한다.

1·2편에서 미제로 남았던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와 퀴니(앨리슨 수돌)의 서사도 끝을 맺는다.

호그와트와 호그스미드, 마법사를 꿈꾸는 학생들도 나와 반가움을 준다.

판타지 요소가 가득한 영상 역시 눈을 즐겁게 한다.

마법 대결을 펼치는 장면, 특히 크레덴스와 덤블도어의 전투 신은 잠시나마 마법사들의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영국, 미국, 중국, 독일, 오스트리아, 부탄을 넘나드는 로케이션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클라이맥스 배경인 부탄 산 위의 마을은 제작진이 일본 치바 공과대학에 전통 부탄 가옥의 조사를 의뢰해 디자인했다.

전쟁광과 지지자들…'머글'과 다를 바 없는 마법사들의 세계
그러나 판타지 장르에 걸맞지 않게 다소 묵직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가벼운 재미는 덜하다.

군데군데 장면이 늘어지는 부분도 있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최대 매력인 귀여우면서도 얄궂은 동물들의 활약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내용상 어쩔 수 없는 것일 수 있겠지만, 뉴트도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주변부를 맴도는 느낌이다.

'해리포터' 세계관을 알지 못하는 관객에게는 진입장벽도 꽤 높다.

전편들의 내용이나 용어 등을 설명하지 않고, 등장인물의 관계 또한 팬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오는 13일 개봉. 상영시간 142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