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상징성 고려…참여작가 30개국 80팀 안팎 이를 듯
70년대 지은 부산항 제1부두 창고, 부산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오는 9월 열리는 2022부산비엔날레에서 부산항 제1부두가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부산의 근현대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는 이유에서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설명회를 열어 전시 주제와 장소, 참여작가 일부를 공개했다.

전시 주제는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다.

물결은 오랜 세월 동안 부산에 유입되고 밀려난 이들과 요동치는 역사, 부산과 세계의 상호 연결을 의미한다.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기술 환경의 전파와 부산의 굴곡진 지형도 상징한다.

조직위는 올해 비엔날레에서 근대 이후 부산의 역사와 도시구조의 변천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돌아본다.

부산에서 출발해 팬데믹으로 단절된 전지구적 현실도 살핀다는 계획이다.

김해주 전시감독은 "부산의 뒷골목 이야기가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교차·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한다"며 "나아가 서로 다른 우리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단단하게 물결을 딛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70년대 지은 부산항 제1부두 창고, 부산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전시는 9월 3일부터 11월 6일까지 을숙도에 있는 부산현대박물관과 원도심에 위치한 부산항 제1부두, 영도, 초량 등 네 곳에서 열린다.

이 가운데 부산항 제1부두는 전쟁과 식민통치, 산업 근대화 등 근현대사에서 자치하는 상징적 위상이 크다.

전시에는 1970년대에 지어진 창고가 활용된다.

면적이 4천93㎡에 달해 부산현대미술관과 함께 주 전시공간이 될 전망이다.

이곳은 최근까지 민간 출입이 통제됐다가 비엔날레 개막을 기점으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영도와 초량 역시 상징성이 고려됐다.

영도는 1930년대부터 발달한 조선업의 중심지이자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2000년대 조선업 쇠퇴 이후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송강중공업 폐공장이 전시장소로 쓰인다.

조직위는 초량의 산복도로를 관람동선에 넣어 부산의 도시형성 과정과 문화적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복도로는 '산 중턱을 연결하는 도로'라는 뜻이다.

일제강점기부터 도시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이 집단 거주한 지역이기도 하다.

70년대 지은 부산항 제1부두 창고, 부산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김성연 집행위원장은 부산현대미술관과 다른 세 장소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에 "이번 전시는 원도심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공간 자체를 방문하고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감민경, 김성환, 김주영, 남화연,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이미래, 이인미(이상 한국), 히라 나비(파키스탄), 로르 프루보(프랑스), 미카 로텐버그(아르헨티나), 오토봉 엥캉가(나이지리아), 필리다 발로(영국) 등 국내외 참여작가 12명(팀)을 공개했다.

전체 참여작가는 30개국 80팀 안팎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