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2세 된 '벚나무 계절관측 표준목'…키 8m
꽃봉오리 맺혔으나 개화 아직…이번 주 필 듯
지난 주말 남부지방에 벚꽃이 절정에 이르면서 서울에 언제 벚꽃이 필까 궁금증이 커졌다.

지금 서울에 벚꽃이 피지 않은 것은 아니다.

동네 곳곳 양지바른 곳 벚나무들은 이미 꽃망울을 터뜨렸다.

다만 기상청은 4일 현재까지 서울에 벚꽃이 폈다고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앞에서 자라는 '계절관측 표준목'인 벚나무에 아직 꽃이 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절관측 표준목인 벚나무 한 가지에 꽃이 3송이 이상 핀 것을 관측요원이 눈으로 확인하면 그때 서울에 벚꽃이 핀 것으로 기록된다.

서울 벚나무 표준목은 올해 수령이 62년(국립산림과학원 임산공학부 재료공학과 감정)으로 추정된다.

2014년 측정 때 키는 약 8m이고 사람 가슴높이에서 측정하는 흉고지름은 58m로 아름드리나무다.

서울 벚나무 표준목엔 지난달 26일 꽃봉오리가 맺혔다.

이는 평년(1991~2020년)보단 이틀, 작년보다는 열흘 늦은 것이다.

작년 서울 벚나무 표준목은 3월 24일 개화해 관측을 시작한 1922년 이래 100년 만에 가장 이르게 꽃을 피웠다.

나무 80%에 꽃이 피는 만발도 개화 닷새 후인 3월 29일로 역대 가장 빨랐다.

올해는 서울 벚나무 표준목에 아직 꽃이 피지 않아 개화일이 평년(4월 8일)에 견줘 그렇게 이른 편은 아니게 됐다.

온난화로 벚꽃이 피는 시점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상 '고탄소 시나리오'(현 수준과 비슷하게 온실가스를 지속해서 배출·SSP5-8.5)를 적용하면 서울 벚꽃 개화일이 금세기 전반기에 4월 2일로 지금보다 엿새 당겨질 것으로 본다.

금세기 중반기와 후반기 서울 벚꽃 개화일은 각각 3월 25일과 3월 12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저탄소 시나리오·SSP1-2.6)해도 서울 벚꽃 개화일은 금세기 후반기 3월 28일로 일러질 전망이다.

당분간 낮 기온이 평년기온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날이 이어질 전망이다.

목요일인 7일 수도권·강원영서·충청·호남에 비가 오리라 예상되는 것 외에는 비 소식도 없고 맑은 날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번 주 초 서울에 벚꽃이 공식적으로 개화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