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상대로 공 104개 던져 삼진 9개 솎아내며 27타자 출루 봉쇄
'엇박자' SSG 타선, 연장 10회 4득점…주전 빠진 NC에 진땀승
1점 지원이 없어서…SSG 폰트, 개막전서 9이닝 '비공인 퍼펙트'(종합)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2)가 2022년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한국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최초로 퍼펙트 투구라는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폰트는 2일 경남 창원NC 파크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한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무피안타, 무사사구로 한 이닝에 3명씩 딱 27명의 타자만 상대했다.

삼진은 9개를 낚았다.

9회말 2사 후 대타 정진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찍힌 구속은 무려 시속 150㎞였다.

폰트는 1회말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나 중견수 최지훈이 전력 질주해 펜스에 부딪히며 걷어낸 덕분에 한숨을 돌린 뒤로는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야구 인생에 남을 만한 기념비적인 투구에도 폰트는 웃지 못했다.

팀이 점수를 1점도 못 뽑아줘 퍼펙트 투구에도 폰트는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퍼펙트 투구는 완전 투구로 경기를 끝까지 책임져야 완성된다.

폰트는 결국 0-0으로 마무리된 9회말까지만 던지고 연장 10회에 마운드를 김택형에게 넘겼다.

엇박자를 내던 SSG 타선이 연장 10회초에 4점을 뽑아 4-0으로 이기면서 폰트는 첫 승리를 따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7회 무사 1,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해 연장으로 끌려간 SSG는 연장 10회초 NC 4번째 투수 심창민을 상대로 볼넷과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등판한 김영규가 볼넷 2개를 헌납한 덕에 이어간 1사 만루에서 최정이 희생플라이, 한유섬이 2타점 좌중월 2루타, 케빈 크론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4점을 한꺼번에 벌었다.

NC 주축인 양의지와 노진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의심 증세로 빠진 상황에서 SSG는 진땀승을 거뒀다.

NC 선발 드루 루친스키도 7이닝 동안 81개의 공으로 5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하고도 터지지 않은 타선에 승패 없이 물러났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지난해까지 퍼펙트 투구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안타를 1개도 맞지 않는 노히터(일본식 표현 노히트 노런)만 14차례 작성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폰트는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을 올렸다.

폰트는 지난해 전체 투수 중 가장 낮은 피안타율(0.211), 두 번째로 낮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1.09)을 남겨 SSG와 올해 총액 15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폰트보다 앞서 배영수 두산 베어스 코치가 먼저 '비공인 노히터'의 비운을 맛봤다.

배 코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04년 현대 유니콘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오로지 볼넷 1개만 허용한 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8회 투아웃까지 퍼펙트 투구를 했고, 삼진을 11개나 뽑아내고도 배영수 역시 쓴웃음만 지었다.

팀이 한 점도 못 얻은 탓이었다.

무려 116개의 공을 던진 배영수는 연장 11회에 권오준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두 팀은 0-0으로 비기면서 배영수의 대기록도 '비공인'으로 남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역대로 23차례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