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아르떼필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1 '이승원과 김재영'.
한경아르떼필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1 '이승원과 김재영'.
세계적인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낳은 두 스타 이승원과 김재영이 지휘자와 협연자로 만난다. 오는 14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 1 ‘이승원과 김재영’ 에서다. 두 음악가가 실내악단 멤버가 아니라 지휘자와 솔리스트로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 무대가 처음이다.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는 한경필하모닉의 새 이름인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즌제 기획공연이다. 한국 클래식계를 이끄는 중견·신진 지휘자들과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젊은 스타 연주자들이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한경아르떼필 단원들과 함께하는 무대다.

지휘자 겸 비올리스트 이승원
지휘자 겸 비올리스트 이승원
시리즈의 첫 주인공은 지휘자 겸 비올리스트 이승원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이다. 두 사람은 2009~2017년 노부스 콰르텟에서 비올리스트와 제1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호흡을 맞췄다. 이 기간에 노부스 콰르텟은 세계 최고 권위의 뮌헨 ARD 콩쿠르(2012년)에서 2위에 오르고, 제1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2014년)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 실내악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이승원은 어릴 적부터 품은 지휘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17년 노부스 콰르텟을 퇴단했다. 2018년 루마니아 BMI 국제 지휘 콩쿠르와 대만 타이베이 지휘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했고, 2019년 리카르도 무티 이탈리안 오페라 아카데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발되기도 했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에서 2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선정되는 등 한국의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주목받고 있다.

김재영은 노부스 콰르텟을 계속 이끌면서 폴란드 그단스크 필하모닉, 빈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솔리스트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협연한 리사이틀 등 동료 음악가들과의 무대도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이들은 이번 한경아르떼필 공연에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한다. 바이올린 협주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교향곡풍의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연주 길이가 약 50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이승원 지휘자는 “김재영씨는 솔리스트로서, 저는 지휘자로서 각각 여러 번 연주했던 곡이지만 둘이 함께한다니 설레고 기대된다”며 “실내악 멤버가 아니라 지휘자와 협연자로 맞추는 호흡은 굉장히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2부에선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1919년 버전)이 연주된다. 라벨 작품은 원래 피아노 소품으로 발표됐다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자 작곡가가 직접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했다. 단순하면서도 고아한 선율이 라벨 특유의 절제된 표현력으로 흐르는 명곡이다.

스트라빈스키의 출세작인 ‘불새’는 ‘봄의 제전’, ‘페트루슈카’와 함께 그의 3대 발레음악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 민요에서 따온 이국적 선율들이 풍부하고 감각적인 관현악법으로 구사된 작품으로 스트라빈스키 특유의 원시주의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다. 1919년 버전(21분)은 발레의 내용을 가장 함축적으로 압축해 구성한 모음곡으로 여러 버전 중 가장 많이 연주된다. 이반 왕자가 불새의 도움을 얻어 마왕을 퇴치하고 공주와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극적으로 묘사한다.
이승원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이 두드러지는 두 곡 모두 작곡자들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명곡들”이라며 “한경아르테필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시리즈 첫 공연에도 어울려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관람권은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와 예스24, 티켓 11번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2만~10만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