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개인투자자가 미국에 상장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23조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와 비중 면에서 미국 외 국적 투자자 중 압도적 1위다. 집값 급등, 주식 랠리 속에서 ‘나만 뒤처질지 모른다’는 공포와 조급함이 개인투자자를 해외 고위험 상품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3일 한국경제신문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형 레버리지 ETF 보유 잔액은 156억달러(약 23조1036억원)에 달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가격 등락폭의 2, 3배를 추종한다. 국내 개미들의 보유 규모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형 레버리지 ETF 전체 순자산(약 1100억달러)의 14.2%에 해당한다.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TSLL)는 한국인 보유 비중이 44%에 이른다.국내 개미들의 미국 레버리지 ETF 투자 금액은 최근 5년 새 26배 급증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고환율·고물가로 ‘벼락거지’ 공포가 커지자 개인투자자가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기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에 단기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CLSA는 “높은 부동산 가격, 부의 불평등 탓에 한국인들이 빠른 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적 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맹진규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가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미국에 대한 투자는 작년보다 5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기획재정부는 올해 3분기 해외직접투자(총투자액 기준)가 16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3% 늘었다고 23일 발표했다.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4분기 10.9% 증가한 이후 올해 1분기(-4.2%)와 2분기(-6.0%)에는 감소세를 보였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473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에 흔들리던 달러 가치가 하반기부터 안정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났다”며 “미국이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지역별로는 미국 투자가 5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는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시작돼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그만큼 외환시장 수급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직접투자는 기업 등 국내 거주자가 해외 기업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거나 해외에 공장·지점 등을 세워 사업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김익환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 로언 아폴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금 비중을 늘리고, 고위험 채권 자산을 정리하는 등 방어적 재무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골드만삭스 콘퍼런스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로언 CEO는 금융시장 일부 영역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도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고, (장기) 금리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로언 CEO는 투자자에게 고위험대출(레버리지론) 노출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대량 매입했다고 밝혔다. 아폴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금리를 계속 내릴 가능성을 고려해 변동금리 채권에 대한 헤징(위험 회피)도 확대했다. 아테네가 500억달러 규모 변동금리 자산을 보유 중이어서 금리 하락 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어서다.다만 FT는 “아폴로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발을 빼고 있다는 신호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한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