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뽑는 2차 선발전 첫날 1위…두 차례 평가전까지 최종 4위 안에 들어야
어깨 부상 딛고 4번째 AG 도전하는 오진혁 "몸 상태 더 좋아져"
불혹을 넘긴 베테랑 궁사 오진혁(41·현대제철)이 어깨 부상을 이겨내고 생애 4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활시위를 당긴다.

2020 도쿄올림픽과 이어진 2021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쥔 지난해는 오진혁의 양궁 인생에 화려한 마지막 장이 될 것으로 보였다.

나이도 나이지만, 회전근 힘줄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오른쪽 어깨 상태가 심각했다.

오진혁은 세계선수권 전 실제로 은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을 치르면서 그의 생각은 '현역 연장' 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선수 생활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는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남았다"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오진혁은 2022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했다.

1차 선발전을 7위로 통과했고, 20일 시작한 2차 선발전에서는 1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오진혁은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어깨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완을 많이 하고 장비에도 변화를 줬다.

새로 바뀐 부분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면서 치료도 병행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어깨 손상이 얼마나 더 누적될지 모르겠으나, 작년보다는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깨 부상 딛고 4번째 AG 도전하는 오진혁 "몸 상태 더 좋아져"
'큰 무대'를 향한 오진혁의 도전 의식은 여전하다.

올해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연달아 출전했던 오진혁은, 대 놓고 말은 안 하지만 4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고픈 욕심이 있다.

그러려면 32명 중 8명을 선발하는 이번 2차 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

이어 내달 두 차례에 걸쳐 치르는 평가전에서 최종 4인 안에 들어야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다.

오진혁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한국 양궁 선수에게는 대표선발전이 가장 중요한 시합"이라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진혁은 아직 '부상의 고통'을 실감하지 못하는 후배 양궁인들을 위해 값진 조언도 했다.

그는 "몸이 안 좋으면 반드시 '신호'가 먼저 오는데, 난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훈련하다가 이렇게 됐다"면서 "신호가 오면 빨리 병원에 가서 문제가 생긴 부위를 집중해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혁은 또 "양궁에서는 '배움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30년 넘게 매일 활을 쏜 나도 아직 배운다.

많은 분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어깨 부상 딛고 4번째 AG 도전하는 오진혁 "몸 상태 더 좋아져"
한편, 오진혁과 함께 도쿄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김제덕(경북일고)과 김우진(청주시청)도 첫날 각각 2위, 5위에 자리하며 순조롭게 2차 선발전을 시작했다.

김제덕은 "날씨가 많이 흐린데, 날씨 적응은 선수의 몫"이라면서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하면서 후회 없이 선발전 치르겠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1차 선발전에서 김제덕에게 1위를 내주고 자신은 2위를 한 것에 대해 "오히려 즐겁고, 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제덕이처럼 한국 양궁을 이끌어갈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채영(현대모비스)이 첫날 1위를 했고, 곽진영(전북도청)과 이가현(대전시체육회)이 각각 2, 3위에 자리했다.

도쿄에서 3관왕을 이룬 안산(광주여대)은 4위에 자리했고, 도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고 세계선수권에서는 2관왕을 이룬 장민희(인천시청)는 21위에 머물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