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인태 장관회의 참석…"북한 관여 노력 멈추지 않을 것" 지지 요청
정의용 "인태지역 역사문제 여전…'갈등서 화해' 유럽서 교훈"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도 태평양 협력을 위한 장관급 회의'(인태 장관회의)에 참석해 역내 국가 간 역사 갈등을 언급하고 유럽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인태 장관회의 '안보 및 국방' 세션에 참석해 "인도·태평양지역이 다양성과 역동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으나, 역내국간 역사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다자주의·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아직 정착되지 못해 불신과 안보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이 과거 역사적 갈등에서 화해를 이끌어내고 다자주의를 통해 단합을 이룬 경험으로부터 인태 지역 협력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 갈등을 빚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부터 사도(佐渡) 광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과거사 문제로 부딪히고 있는 한일관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인태 장관회의 후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면담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는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우리 측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관여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고 동북아는 물론 인도 태평양 지역,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짚으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을 관여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또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신남방정책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왔으며,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 이니셔티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올해 EU 의장국인 프랑스가 주최했으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중동 등 50여 개국 장관급 인사가 참여했다.

정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만났으며, 스웨덴,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과도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