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방문과 노조 간담회로 노동자·서민층 공략…남편도 동행 유세
상인들 "TV서 본 거보다 잘생겼다" "정치인, 자고 일어나면 거짓말"
"대통령 선거 역사상 전북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전북은 삼중 차별을 받는다던데, 가장 소외된 곳에서 시작해야겠다고 해서 여기로 왔습니다.

"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아침 방문한 전북 전주시에는 아침부터 눈발이 휘날렸다.

그는 이날 오전 4시40분에 서울 용산역에서 호남선 첫 기차에 출발인사를 한 뒤 5시10분 차를 타고 전북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전 7시 30분 익산에서 출근 인사를 한 심 후보는 눈발 속에서 모자나 우산 없이 유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당 상징색인 노란색 패딩에 노란색 목도리, 노란색 마스크를 착용한 출근길 유세 뒤에는 콩나물국밥집에서 아침을 먹으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 대표단과 간담회를 열고 주 4일제 도입 등을 강조했다.

그는 오전 11시 당 지도부와 함께 전북 전주시 시가지에서 '본선 출정식'을 하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차에 오른 심 후보는 가요 '질풍가도'를 개사한 '유세송'에 맞추어 몸을 좌우로 흔드는 등 율동을 했다.

15분의 연설을 마치고는 유세차 아래로 내려가 손을 내미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처럼 시민들이 유세 현장을 가득 메우지는 않았지만, 심 후보의 이름을 외치거나 달리는 자동차를 잠시 멈춰 세우고 손을 흔드는 등 호응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심 후보는 오전 11시 40분께 전주 중앙버드나무 시장도 찾았다.

그는 야채 점포, 부침개 집, 정육점 등을 둘러보며 "제가 열심히 하겠다" 제일 확실하게 할 사람을 뽑아달라"라고 하는 등 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선거 역사상 전북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북은 (다른 지역 대비) 삼중 차별을 받는다던데, 가장 소외된 곳에서 시작해야겠다고 해서 전북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전북이 고향이라는 심 후보의 남편 이승배 씨도 동행해 "정의당도 키워주세요"라고 말하며 유세 현장 최일선에 뛰어들었다.

이씨는 이날 주요 후보 배우자 가운데 유일하게 선거운동 전면에 나선 케이스다.

이씨가 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전도 좀 사자" "나물도 먹어보자"며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담자 심 후보는 "왜 이렇게 욕심이 많냐"고 말하는 등 남편에게 타박 아닌 타박을 주기도 했다.

심 후보는 남편이 전북 정읍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도 자신을 '전북의 며느리'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이날 대전에서 자신을 "충청의 사위"라고 칭한 것과 대조적인데, 며느리라는 표현 자체가 가부장적 가족 구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월 대보름날인 이날 심 후보는 반찬가게에서 찰밥 1만원어치를 구매했다.

그는 "오늘 보름인데…찰밥 먹고 액땜해 대선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하며 활짝 웃어 보이기도 했다.

심 후보의 첫날 행보를 바라보는 서민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시장의 한 상인은 "테레비(텔레비전)에서 본 것보다 더 잘생겼네"라고 말하며 환대했고 일부 시민들과 상인들도 심 후보의 이름을 부르며 손뼉을 쳤다.

반대로 또 다른 상인은 심 후보를 향해 "아유 정치인들 거짓말 너무 많이 해요.

살맛이 안나요", "자고 일어나면 다 거짓말이에요"라고 하는 등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시장 밥집에서 점심을 해결한 심 후보는 오후에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찾아 공장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정의당 지지층 중 하나인 노동자층을 파고들어 지지세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심 후보는 이어서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이날 오후 6시에는 광주의 유명 시가지인 유(U)스퀘어 앞에서 거리유세를 했다.

보통은 후보나 당 지도부, 국회의원들이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지만 이날은 광주 청년 노동자 고창운 씨도 잠시 유세차에 올라 청년, 지역, 노동자 문제를 성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