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설원에 등장한 호랑이…프랑스 스노보드 선수, 깜짝 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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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설원에 등장한 호랑이…프랑스 스노보드 선수, 깜짝 분장](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PRU20220214238601009_P4.jpg)
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를 '즐기라'고 하지만 이 선수보다 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즐긴 선수는 없을 것 같다.
프랑스의 스노보더 뤼실 르페브르(27)는 14일 중국 베이징 서우강 빅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 호랑이로 분장하고 나타났다.
얼굴에 호랑이 가면을 쓴 정도가 아니고 인형극에 나오는 호랑이처럼 몸 전체를 호랑이로 표현했다.
긴 꼬리까지 달고 나왔다.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는 중요한 무대였지만 그는 출발대에 서서도 손으로 호랑이 흉내를 내면서 장난치는 데만 정신이 팔린 듯했다.
그는 심지어 점프하면서도 아무런 기술을 구사하지 않고 공중에서조차 '어흥' 하며 포효하는 듯한 몸동작을 해 보인 것이 전부였다.
결과는 20.00점으로 출전 선수 30명 중 아예 기권한 한 명을 제외한 꼴찌 29위였다.
![[올림픽] 설원에 등장한 호랑이…프랑스 스노보드 선수, 깜짝 분장](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PAF20220214262501009_P4.jpg)
호랑이 옷을 입고 등장하면서부터 장내 아나운서가 웃음을 참지 못했고, 경기장에 모인 팬들과 취재진 모두 그의 독특한 복장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르페브르의 이날 퍼포먼스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꼴찌를 했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1위 선수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물론 이날 경기는 예선이었기 때문에 1위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르페브르는 "사실 5일에 열린 슬로프스타일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서 오늘 경기는 제대로 뛰기 어려웠다"며 "이 경기가 나의 마지막 은퇴 무대라 꼭 나오고 싶어서 생각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스 국가대표로 친하게 지내는 니콜라 위베르가 마침 호랑이 코스튬을 갖고 있길래 빌려달라고 했다"며 "올해 중국이 호랑이의 해라고 해서 내가 이걸 입고 나가면 모든 사람이 내 사진을 찍으려고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올림픽] 설원에 등장한 호랑이…프랑스 스노보드 선수, 깜짝 분장](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AKR20220214121000007_01_i_P4.jpg)
그는 어린 시절 부상 경력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르페브르는 "세 살 때 허리를 다쳐 의사로부터 운동을 하지 못하거나 걷지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며 "그러나 나는 스노보드 선수가 됐고 올림픽에 두 번이나 출전했다"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2019-2020시즌에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슬로프스타일 부문 7위까지 올랐던 그는 "가족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은퇴 후에는 아버지의 세일링 스쿨 일을 돕거나 어린 스노보드 선수를 가르치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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