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의 영역' 4회전 반을 도는 쿼드러플 악셀 시도…회전수 부족 실패
올림픽 메달보다 가치 있는 도전 정신…라이벌 네이선 첸도 찬사

[올림픽] 피겨킹 하뉴, 위대한 '4바퀴 반' 도전…"난 모든 힘을 쏟았다"(종합)
일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슈퍼스타' 하뉴 유즈루(28·일본)가 위대한 도전을 펼쳤다.

하뉴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지 모르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아직 '불가능의 영역'으로 평가되는 쿼드러플 악셀 점프(공중 4회전반)에 도전했다.

하뉴는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첫 연기 요소로 무려 4바퀴 반을 회전하는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시도했다.

그는 힘차게 날아올라 4바퀴 반을 돌았다.

하뉴는 엄청난 회전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얼음 위에 넘어졌다.

심판진은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내렸다.

[올림픽] 피겨킹 하뉴, 위대한 '4바퀴 반' 도전…"난 모든 힘을 쏟았다"(종합)
쿼드러플 악셀 점프는 피겨 역사상 단 한 명의 선수도 성공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영역이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하뉴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이 점프를 인류 최초로 뛰겠다며 훈련에 매진했다.

주변에선 올림픽 3연패 여부와 '라이벌' 네이선 첸(미국)과 대결에 초점을 맞췄지만, 하뉴는 오로지 쿼드러플 악셀 훈련에만 전념했다.

베이징올림픽 전까지 단 한 번도 쿼드러플 악셀을 성공하지 못한 하뉴는 연기 시작 직전까지도 이 점프 훈련에 매달렸다.

그는 연기 직전 몸을 푸는 시간에 두 차례 쿼드러플 악셀을 시도했는데 모두 넘어졌다.

그래도 하뉴는 도전했다.

은반 위에 선 하뉴는 힘차게 날아올라 몸을 휘감았다.

결과는 실패. 하뉴는 그대로 쓰러졌다.

[올림픽] 피겨킹 하뉴, 위대한 '4바퀴 반' 도전…"난 모든 힘을 쏟았다"(종합)
첫 점프의 여파는 두 번째 점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뉴는 쿼드러플 살코를 뛰다가 다시 넘어졌다.

그래도 하뉴는 웃었다.

모든 연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올림픽] 피겨킹 하뉴, 위대한 '4바퀴 반' 도전…"난 모든 힘을 쏟았다"(종합)
두 번의 큰 실수로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그는 기술점수(TES) 99.62점, 예술점수(PCS) 90.44점, 감점 2점으로 총점 188.06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점프 1개를 뛰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던 하뉴는 최종 총점 283.21점으로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자신의 개인 최고점(322.59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뉴는 네이선 첸(미국·332.60점),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293.00점·이상 일본)에 이어 4위를 기록하면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하뉴는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이에 버금가는 도전 정신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경기 후 우승을 차지한 '라이벌' 첸조차 하뉴의 도전에 경의를 표했다.

첸은 "하뉴의 준비 과정에 찬사를 보낸다"며 "하뉴는 피겨스케이팅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첸은 아울러 "오늘 보여준 쿼드러플 악셀은 매우 아까웠다"며 "그는 정말 특별한 선수"라고 말했다.

하뉴는 "난 모든 힘을 다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 묻는 말에 "(생각할)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