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몽골 아이들, 양국 가교 역할 할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여년째 재한몽골학교 운영해 온 유해근 이사장
"부모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는 상실감,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상처받고 주눅 든 몽골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수십 년간 제가 한결같이 강조한 메시지는 '너희들은 대륙을 누볐던 칭기즈칸의 후예이니 자부심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였습니다.
" 유해근(60) 재한몽골학교 이사장은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몽골 아이들이 유목민 특유의 호방함과 자존감을 지녔다"며 "순수하고 따뜻한 정의 한국 정서도 함께 지녀 양국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청암상 교육상 부문 수상자로 유 이사장을 선정했다.
유 이사장은 재한 몽골학생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1999년 재한몽골학교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가건물을 교실로 삼아 몽골 아이들 8명과 수업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번듯한 교정에서 수백 명이 다니는 학교로 성장했다"며 "말 그대로 상전벽해"라고 말했다.
1999년 나섬교회 목사로 서울 성수공단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던 유 이사장은 어느 날 밥을 얻어 먹는 몽골 아이들의 모습에 눈이 끌렸다.
그는 "부모는 일터에 나가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일반 학교에는 다닐 수 없던 몽골 아이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다"며 "우리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기억했다.
이어 "자원봉사자와 인권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에게 한국어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금세 십수 명으로 늘더라"고 말했다
서울 곳곳을 돌면서 때로는 지하실에서, 때로는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이어가던 유 이사장은 2003년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재한몽골학교를 개교했다.
2005년에는 정규 외국인 학교로 승인을 받았고, 몽골 정부도 학력을 인정해주는 재외학교가 됐다.
그는 "정규학교가 아니었을 때는 아이들이 배우는 목적이 불분명했던 탓에 출석률이 떨어지고 의지도 약했다"며 "초·중·고 과정인 1∼12학년 학생 300여 명이 다니는 지금의 학교가 되기까지 과정이 참 험난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23년째 이어온 헌신은 값진 열매를 맺고 있다.
졸업한 학생들이 한국과 몽골을 잇는 인재로 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몽골 재무부에 사무관으로 일하다가 한국 출장을 나왔다고 연락한 졸업생, 한국국제협력단(KOICA) 몽골 사무소에 취직한 졸업생, 몽골에서 경찰이 돼 치안 유지에 힘쓰고 있다는 졸업생 등 학교를 떠나 성장한 아이들의 소식이 유 이사장에게 꾸준히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재한몽골학교가 배출한 졸업생은 450여명에 이른다.
현재 몽골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20여 명의 교사가 한국어와 몽골어를 비롯해 영어, 물리, 태권도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뿌리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늘 얘기했던 결과라 믿어요.
몽골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말고, 동시에 내가 사는 한국에 감사하고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왔기 때문입니다.
"
그는 "교육을 받아 성장한 아이들이 몽골의 미래를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며 "개교 후 쉽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돌이켜 보면 매 순간에 행복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가 있는 광진구에는 베트남 출신 이주민이 많이 산다.
이들을 위한 학교도 세울 계획"이라며 "난민 등 이주 아동 가운데서도 소수인 이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부모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는 상실감,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상처받고 주눅 든 몽골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수십 년간 제가 한결같이 강조한 메시지는 '너희들은 대륙을 누볐던 칭기즈칸의 후예이니 자부심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였습니다.
" 유해근(60) 재한몽골학교 이사장은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몽골 아이들이 유목민 특유의 호방함과 자존감을 지녔다"며 "순수하고 따뜻한 정의 한국 정서도 함께 지녀 양국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청암상 교육상 부문 수상자로 유 이사장을 선정했다.
유 이사장은 재한 몽골학생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1999년 재한몽골학교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가건물을 교실로 삼아 몽골 아이들 8명과 수업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번듯한 교정에서 수백 명이 다니는 학교로 성장했다"며 "말 그대로 상전벽해"라고 말했다.
1999년 나섬교회 목사로 서울 성수공단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던 유 이사장은 어느 날 밥을 얻어 먹는 몽골 아이들의 모습에 눈이 끌렸다.
그는 "부모는 일터에 나가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일반 학교에는 다닐 수 없던 몽골 아이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다"며 "우리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기억했다.
이어 "자원봉사자와 인권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에게 한국어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금세 십수 명으로 늘더라"고 말했다
서울 곳곳을 돌면서 때로는 지하실에서, 때로는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이어가던 유 이사장은 2003년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재한몽골학교를 개교했다.
2005년에는 정규 외국인 학교로 승인을 받았고, 몽골 정부도 학력을 인정해주는 재외학교가 됐다.
그는 "정규학교가 아니었을 때는 아이들이 배우는 목적이 불분명했던 탓에 출석률이 떨어지고 의지도 약했다"며 "초·중·고 과정인 1∼12학년 학생 300여 명이 다니는 지금의 학교가 되기까지 과정이 참 험난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23년째 이어온 헌신은 값진 열매를 맺고 있다.
졸업한 학생들이 한국과 몽골을 잇는 인재로 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몽골 재무부에 사무관으로 일하다가 한국 출장을 나왔다고 연락한 졸업생, 한국국제협력단(KOICA) 몽골 사무소에 취직한 졸업생, 몽골에서 경찰이 돼 치안 유지에 힘쓰고 있다는 졸업생 등 학교를 떠나 성장한 아이들의 소식이 유 이사장에게 꾸준히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재한몽골학교가 배출한 졸업생은 450여명에 이른다.
현재 몽골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20여 명의 교사가 한국어와 몽골어를 비롯해 영어, 물리, 태권도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뿌리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늘 얘기했던 결과라 믿어요.
몽골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말고, 동시에 내가 사는 한국에 감사하고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왔기 때문입니다.
"
그는 "교육을 받아 성장한 아이들이 몽골의 미래를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며 "개교 후 쉽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돌이켜 보면 매 순간에 행복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가 있는 광진구에는 베트남 출신 이주민이 많이 산다.
이들을 위한 학교도 세울 계획"이라며 "난민 등 이주 아동 가운데서도 소수인 이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