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세계 교역이 침체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근본적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에 따르면 작년 한 해(올해 1월 28일 기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총 28개국 206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과 비교하면 국가 수는 1개국 늘었고 규제 건수는 22건 감소했다.
수입규제 조치는 크게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나뉘며 조사 중인 건도 포함된다.
한국에 대한 연간 수입규제 건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연도별 대(對)한국 수입규제는 2010년 126건에서 2011년 117건으로 감소한 뒤로는 2012년 127건, 2014년 158건, 2016년 180건, 2018년 194건, 2020년 228건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수입규제가 감소한 것은 신규 조사 개시 건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세계 각국이 한국을 상대로 수입 규제조사를 시작한 건수는 18건으로 2018년 25건, 2019년 41건, 2020년 38건보다 대폭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수입규제 감소를 보호무역주의 기조 완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전 세계 교역이 침체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란 설명이다.
무역협회는 작년 9월 관련 보고서에서 "글로벌 신규 수입규제 조사 건수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를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 "코로나19로 악화됐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입규제 조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작년 수입규제를 유형별로 보면 반덤핑이 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세이프가드 38건, 상계관세 10건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인도 21건, 터키 18건, 중국 15건, 캐나다 14건, 유럽연합(EU)·태국 각 8건, 브라질·호주·파키스탄 각 7건 등이었다.
품목은 철강·금속 99건, 화학 42건, 플라스틱·고무 24건, 섬유 14건, 전기·전자 8건, 종이·목재 6건 등으로 파악됐다.
국가별 수입규제 현황을 1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은 동일했고 인도는 13건, 중국은 2건씩 줄었다.
태국·브라질·호주도 각 1건 감소했다.
반면 터키는 2건, 캐나다는 1건씩 늘었으며 상위 10개국 순위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빠진 대신 EU와 파키스탄이 새로 진입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9건↓), 화학(7건↓), 플라스틱·고무(2건↓)는 줄었으나 전기·전자(2건↑)는 증가했다.
올해는 글로벌 교역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함에 따라 수입규제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역장벽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무역협회는 관련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전에 전 세계 수입규제 신규 조사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한데다 미중 분쟁과 함께 미국, EU를 중심으로 한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되고 있어 당분간 보호무역 기조가 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