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셰브론, 7년만에 최대 순이익…유럽 기업도 호실적 예상
유가 급등에 힘입어 미국의 거대 석유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은 지난해 4분기 89억달러(약 10조8천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좋은 분기 실적이다.

2021년 연간으로는 230억달러(약 27조8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도 순손실(224억달러)을 완벽하게 메웠다.

엑손모빌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감하고 유가가 급락한 탓에 막대한 적자를 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지난해 커다란 진전을 이뤄냈다"며 "우리의 미래 계획이 실적 성장과 영업 성과, 현금흐름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셰브론도 2021년 156억달러(약 18조9천억원)의 순이익으로 지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셰브론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11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고, 엑손모빌은 작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480억달러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쉘, BP 등 유럽의 거대 석유기업들도 조만간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WSJ이 예상했다.

석유기업들의 '실적 잔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움츠러들었던 수요가 지난해 백신 보급과 경제활동 정상화에 힘입어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면서 유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50% 이상 올라 연말에는 배럴당 70달러를 넘나들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올해 들어서는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한 상태다.

오랜만에 큰 현금을 쥔 대형 석유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셰브론은 배당을 6% 늘리고 올해 최대 50억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발표했고, 엑손모빌은 향후 2년 안에 최대 100억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