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공정 계약 관계 형성 ·쉼터 조성·사회보험 확대 필요"

가족·친지가 모이는 설 연휴지만 일부 배달 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특수고용직 및 프리랜서 이동노동자들은 연휴 시기 쉬는 날이 없이 분주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제주지역 이동노동자들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열악한 노동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설 연휴 일하는 이동노동자, 고용 불안정·과도한 업무에 처해
1일 제주연구원의 '제주지역 특고·프리랜서 근로환경 현황 및 개선과제' 연구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높아 항상 건강 문제를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염과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 택배 노동자들은 시간당 25∼30개 정도의 택배를 작업하며 하루 200개 정도의 택배를 배달하고 있다.

민간 택배의 경우 배달 업무 외에 300∼400개의 택배 분류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의 조사 결과 택배 노동자 30∼40%는 밤 10∼11시까지 일하고 있으며 심지어 퇴근을 못 해, 차에서 자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택배 배송 시 물품 파손 관련 손해배상 책임이 전적으로 택배 노동자에게 있는 불합리한 근로조건에 놓여 있다.

제주연구원은 대리운전 기사의 경우 4대 보험이 가입되지 않아 일자리가 불안정하다고 전했다.

보험 가입을 못 해 사고가 발생하면 산업재해 처리를 하지 못해 본인 부담이 커지고 실직 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제주연구원은 대리운전자들을 위한 보험료가 있기는 하나, 회사가 일률적으로 비싼 보험료(연 140만원 이상)를 가입해 있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대리운전 기사들은 코로나19로 고객 콜을 받지 못해 업무가 중단되는 사례가 많으며, 예년과 비교해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최근 플랫폼 확산으로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업 주체의 불공정한 지시나 불리한 계약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분야별 표준계약서에 의한 공정 계약 관계 형성으로 노동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계약과 단순 도급계약의 차이를 규명하고 구두계약이 아닌 문서에 의한 계약서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대리운전, 퀵서비스, 택배, 화물운송 등 이동 노동자는 대부분 악천후, 야간 근로 시 화장실 이용 문제, 대기 장소가 없는 점 등으로 휴게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정부가 시행하는 사회보험 가입 대상 범위 확대를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