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경기일만 생각하는 황대헌…"베이징서 올림픽 불운 씻을 것"
"김선태 감독 영입한 중국, 신경 쓰지 않아"
[올림픽] 쇼트트랙 황대헌, 날짜도 지웠다…"내일이 설날이라고요?"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은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머릿속에 들어있는 모든 잡념을 쏟아버린 듯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황대헌은 내일이 설날이라는 것도 잊고 있었다.

황대헌은 3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설에 무엇을 하나'라는 질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설, 설이요?"라며 고개를 갸우뚱한 황대헌은 '내일이 설날이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아 그렇구나"라며 말을 흐렸다.

그는 "내일이 설날인지 몰랐다"며 "사실 요일 감각도 없다.

오로지 경기가 열리는 날을 기준으로 며칠 남았는지만 새고 있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희망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대표팀은 사실상 황대헌 '원톱' 체제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부담을 느낄 만한 환경이지만, 황대헌은 꿋꿋하게 경기 일만 기다리고 있다.

황대헌은 2월 5일 혼성계주를 시작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전 종목에 출격한다.

그는 '선수촌에서 하루를 지낸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엔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평소에 집에만 있는데, 이번 올림픽 기간에도 선수촌 방안에만 있을 것 같다"며 "시설이 좋고 침대가 편해 만족스럽다.

컨디션 조절하기에 좋은 환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정 종목을 겨냥해 힘을 쏟기보다는 전 종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환경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평창올림픽 때는 힘든 일이 많았고, 정신도 없었다"라며 "지금은 새로운 마음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처음 출전한 '꿈의 무대', 평창올림픽에서 불운에 시달렸다.

첫 종목인 남자 1,500m 결승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고, 두 번째 종목이던 1,000m에서는 준준결승에서 우리 선수 3명이 함께 뛴 대진 불운 끝에 결승선 앞에서 넘어져 실격 처리됐다.

황대헌은 평창의 악몽을 잊고 베이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활짝 웃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홈팀 중국 대표팀이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김선태 감독과 '레전드' 안현수(러시아 명 빅토르 안) 코치를 영입했다.

황대헌은 '평창올림픽 당시 지도자를 경쟁 팀 지도자로 만나게 됐다'는 말에 "한국 지도자분들이 외국 대표팀을 맡는 건 흔히 볼 수 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