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돌아왔다…뮤지컬 '라이온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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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재개한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
사바나의 왕이 돌아왔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풍경과 독창적으로 구현해 낸 동물들의 움직임은 한정된 무대 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3년 만에 돌아온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 킹'이다.
초연 20주년을 기념한 최초의 인터내셔널 투어 팀이 내한한 2018∼2019년 공연 이후 다시 찾아온 '라이온 킹'은 코로나19 대확산 와중에 도착했다.
한 차례 개막을 연기하고 두 차례 개막 공연을 취소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공연 둘째 날인 29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는 공연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포토월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사려는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의 와중이었지만 사바나의 왕, 뮤지컬의 왕을 다시 만난다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했다.
광활한 초원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동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주술사 라피키와 함께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를 부르는 장면은 첫 장면이자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코로나19 탓에 객석 통로까지 채웠던 동물들의 행렬이 사라진 것은 아쉬웠지만, 관객을 순식간에 생명력 넘치는 신비로운 아프리카 초원으로 데려다 놓으며 가슴을 뛰게 만드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배우들은 '동대문 시장', '대박', '감사합니다' 같은 짧은 한국어를 익혀 대사와 애드리브에 활용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1994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한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라이온 킹'은 제작진조차 '최악의 계획'이라며 불가능하다고 여긴 프로젝트였다.
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세계에서 1억명 이상이 관람한 최고의 뮤지컬로 탄생시킨 것은 상업 뮤지컬이나 브로드웨이 쇼에 전혀 경험이 없었던 연출가 줄리 테이머였다.
어린 시절부터 연극에 관심을 쏟았고 연기와 마임, 민속학과 신화학을 공부했으며, 인도네시아의 가면 무용극과 일본 전통 인형극 분라쿠에 심취했던 테이머는 이 모든 것을 쏟아 만든 '라이온 킹'으로 여성 최초의 토니상 연출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가면과 인형, 의상을 직접 디자인해 의상상까지 함께 받았다.
'라이온 킹'의 예술성과 독창성은 테이머가 '더블 이벤트', 혹은 '휴매니얼'(휴먼과 애니멀의 합성어)이라 부르는 방식에서 나온다.
배우의 표정이나 무용수의 몸짓을 가리지 않는 동물 가면과 인형(퍼핏), 장치들을 활용해 구현한 동물들의 움직임은 상상력으로 넘쳐난다.
왕 무파사의 가면은 왕관처럼 배우의 머리 위에 올라가 있거나 얼굴 앞으로 내려오고, 왕의 집사 코뿔새는 정장을 입은 배우의 연기와 배우가 조종하는 인형을 함께 볼 수 있다.
새끼 사자에서 어린 왕자, 도망자를 거쳐 마침내 왕이 되는 심바는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 외에도 세 가지 다른 인형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크고 힘 있는 어깨의 움직임을 활용한 암사자의 사냥 모습은 강렬하고도 아름답다.
왕의 자리를 노리는 무파사의 동생 스카는 골격이 드러나는 의상과 일그러지고 상처 난 가면, 분장으로 캐릭터를 드러낸다.
하늘을 나는 새나 무리를 지어 뛰어다니는 가젤 떼는 긴 막대와 자전거 바퀴로 단순하고도 효과적으로 구현됐다.
팝의 전설 엘튼 존과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 치머가 만들어낸 대중적인 선율은 귀에 익숙하고, 상상력 넘치는 동물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단순하게 디자인하고 다양한 빛으로 채운 무대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강렬하다.
남아프리카 출신의 작곡가 레보 엠, 짐바브웨에서 태어나고 자란 무대 디자이너 리처드 허드슨 등이 아프리카의 솔(Soul)을 더했다.
약육강식이나 권력 승계 같은 계급사회의 모습은 동물 세계의 단면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의 섭리(Circle of Life)라는 보편적인 메시지와 비극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작품의 감동을 지키는 방법이다.
자막은 무대를 향한 시야에서 벗어나는 곳에 배치돼 있다.
대략의 줄거리나 대사, 곡의 내용을 파악하고 가면 압도적인 무대를 오롯이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풍경과 독창적으로 구현해 낸 동물들의 움직임은 한정된 무대 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3년 만에 돌아온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 킹'이다.
초연 20주년을 기념한 최초의 인터내셔널 투어 팀이 내한한 2018∼2019년 공연 이후 다시 찾아온 '라이온 킹'은 코로나19 대확산 와중에 도착했다.
한 차례 개막을 연기하고 두 차례 개막 공연을 취소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공연 둘째 날인 29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는 공연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포토월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사려는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의 와중이었지만 사바나의 왕, 뮤지컬의 왕을 다시 만난다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했다.
광활한 초원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동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주술사 라피키와 함께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를 부르는 장면은 첫 장면이자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코로나19 탓에 객석 통로까지 채웠던 동물들의 행렬이 사라진 것은 아쉬웠지만, 관객을 순식간에 생명력 넘치는 신비로운 아프리카 초원으로 데려다 놓으며 가슴을 뛰게 만드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배우들은 '동대문 시장', '대박', '감사합니다' 같은 짧은 한국어를 익혀 대사와 애드리브에 활용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1994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한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라이온 킹'은 제작진조차 '최악의 계획'이라며 불가능하다고 여긴 프로젝트였다.
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세계에서 1억명 이상이 관람한 최고의 뮤지컬로 탄생시킨 것은 상업 뮤지컬이나 브로드웨이 쇼에 전혀 경험이 없었던 연출가 줄리 테이머였다.
어린 시절부터 연극에 관심을 쏟았고 연기와 마임, 민속학과 신화학을 공부했으며, 인도네시아의 가면 무용극과 일본 전통 인형극 분라쿠에 심취했던 테이머는 이 모든 것을 쏟아 만든 '라이온 킹'으로 여성 최초의 토니상 연출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가면과 인형, 의상을 직접 디자인해 의상상까지 함께 받았다.
'라이온 킹'의 예술성과 독창성은 테이머가 '더블 이벤트', 혹은 '휴매니얼'(휴먼과 애니멀의 합성어)이라 부르는 방식에서 나온다.
배우의 표정이나 무용수의 몸짓을 가리지 않는 동물 가면과 인형(퍼핏), 장치들을 활용해 구현한 동물들의 움직임은 상상력으로 넘쳐난다.
왕 무파사의 가면은 왕관처럼 배우의 머리 위에 올라가 있거나 얼굴 앞으로 내려오고, 왕의 집사 코뿔새는 정장을 입은 배우의 연기와 배우가 조종하는 인형을 함께 볼 수 있다.
새끼 사자에서 어린 왕자, 도망자를 거쳐 마침내 왕이 되는 심바는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 외에도 세 가지 다른 인형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크고 힘 있는 어깨의 움직임을 활용한 암사자의 사냥 모습은 강렬하고도 아름답다.
왕의 자리를 노리는 무파사의 동생 스카는 골격이 드러나는 의상과 일그러지고 상처 난 가면, 분장으로 캐릭터를 드러낸다.
하늘을 나는 새나 무리를 지어 뛰어다니는 가젤 떼는 긴 막대와 자전거 바퀴로 단순하고도 효과적으로 구현됐다.
팝의 전설 엘튼 존과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 치머가 만들어낸 대중적인 선율은 귀에 익숙하고, 상상력 넘치는 동물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단순하게 디자인하고 다양한 빛으로 채운 무대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강렬하다.
남아프리카 출신의 작곡가 레보 엠, 짐바브웨에서 태어나고 자란 무대 디자이너 리처드 허드슨 등이 아프리카의 솔(Soul)을 더했다.
약육강식이나 권력 승계 같은 계급사회의 모습은 동물 세계의 단면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의 섭리(Circle of Life)라는 보편적인 메시지와 비극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작품의 감동을 지키는 방법이다.
자막은 무대를 향한 시야에서 벗어나는 곳에 배치돼 있다.
대략의 줄거리나 대사, 곡의 내용을 파악하고 가면 압도적인 무대를 오롯이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