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즌 랭킹 1·2위 달리는 가운데 올림픽서 최후의 결전
[베이징 라이벌] ⑦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 vs 바우마이스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이상호(27·하이원)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2021-20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 7차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 경기 시즌 성적을 합산한 남자부 종합 순위에서 1위에 올라 올림픽을 맞이한다.

평창에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역사를 썼던 이상호가 베이징에서 자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페이지를 작성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상호 역시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이상호는 올림픽 종목인 평행대회전 성적으로만 보면 월드컵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 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선수는 독일의 슈테판 바우마이스터(29)다.

바우마이스터는 종합 순위에서는 이상호에 이어 2위로, 이번 시즌 2파전을 벌이고 있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자연스레 이들이 가장 주목받는 분위기다.

[베이징 라이벌] ⑦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 vs 바우마이스터
이들이 올림픽에서 경쟁할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스피드를 겨루는 알파인 스노보드의 한 종목이다.

예선 성적을 토대로 본선 진출자 16명을 추리고 토너먼트 방식으로 일대일 맞대결을 벌여 우승자를 가린다.

두 선수가 나란히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모양으로 경기가 펼쳐져 이름에 '평행'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본선에서 상위권 선수들은 비슷한 상대를 만날 때도 잦은데, 이상호와 바우마이스터는 이번 시즌 여러 차례 맞대결을 벌이며 엎치락뒤치락했다.

지난달 11일 러시아 반노예에서 열린 시즌 첫 월드컵부터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두 선수가 만났다.

당시엔 초반 출발에서 살짝 뒤로 처져 바우마이스터와 차이가 0.45초까지 벌어졌던 이상호가 후반 뒷심을 발휘, 마지막 5개 기문을 남기고 역전에 성공했다.

패색이 짙어진 바우마이스터가 이후 런을 포기하며 이상호는 '한국인 1호 FIS 월드컵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들은 다음날 평행회전 16강전에서 다시 대결했는데, 이때도 바우마이스터가 완주에 실패하며 이상호가 승리했다.

이상호는 결승까지 올라 은메달을 따내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이탈리아 카레차에서 열린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선 8강전에서 둘의 대결이 성사됐다.

이땐 바우마이스터가 0.85초 차로 승리해 이상호는 최종 6위로 마쳤다.

바우마이스터는 결승까지 승승장구해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베이징 라이벌] ⑦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 vs 바우마이스터
이어 이달 초 스위스 스쿠올에서 열린 월드컵 평행대회전 4강에서 벌어진 '리턴 매치'에선 다시 바우마이스터가 다시 0.17초 차로 이상호를 제치고 결승에 진출, 최종 은메달을 가져갔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평행회전과 평행대회전에서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오랜 경력으로 잔뼈가 굵은 바우마이스터는 올림픽 성적에선 첫 출전에 은메달을 목에 건 이상호에게 밀린다.

2014 소치 올림픽 때 평행회전 14위, 평행대회전 20위, 평창 올림픽은 평행대회전 6위에 올랐는데, 2010년 월드컵 데뷔 이후 이번 시즌 흐름이 가장 좋아 베이징에선 독일이 당당히 내세우는 메달 후보가 됐다.

스노보드 알파인 경기는 0.01초 차로도 결과가 갈리고 변수가 많아 두 선수의 맞대결이 올림픽 본선에서 성사될지, 어느 단계에서 맞붙을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이들이 만난다면 메달 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한 판이 될 것이 분명하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평행대회전 경기는 2월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 파크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