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충북지부가 초등 돌봄 행정업무와 관련,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김병우 교육감실에서 1주일째 농성 중이다.
25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강창수 지부장 등이 지난 19일 오후부터 교육감 부속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교조가 도교육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감 부속실에서 장기 농성을 벌인 것은 2002년 뇌물수수 혐의로 물의를 빚은 김영세 전 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한 이후 20년만이다.
특히 김 교육감은 충북의 대표적인 '전교조 1세대'여서 이번 농성이 더 관심을 끌고 있다.
1999∼2000년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김 교육감은 '충북 첫 진보교육감'이라는 타이틀로 재선에 성공해 오는 6월 3선 도전을 앞두고 있다.
전교조의 요구는 교사들이 맡는 초등 돌봄관련 행정업무를 돌봄전담사들이 전담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19일 김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1·4분기 정책협의회'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했으나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자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양측이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데다 농성을 놓고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난 24일 출입 기자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교사에게 돌봄업무까지 떠넘기면 수업 부실 등의 우려가 있다"고 전제한 뒤 "대선 후보들이 돌봄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점을 감안해 조금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성은) 멱살을 잡고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농성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어 "농성을 한다고 뭘 주기 시작하면 (교육감) 부속실이 (수시로) 농성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 농성을 해제한 뒤에야 대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교조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라는 이유로 할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 문제는 교육감이 풀어내냐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월 이전까지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도교육청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의 대책이 나올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혀 전교조의 농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