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영끌·빚투, 주담대도 들썩…대출관리 비상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이 7개월 만에 감소하면서 가계대출 급증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지만, 연초 분위기가 바뀌면서 가계대출 관련 위험이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갈수록 커지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현재 718조5천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709조529억 원)과 비교해 올해 들어 20일 사이 9조4천978억원(1.34%) 늘었다. 이미 지난해 12월 증가 규모(3천648억 원)의 약 26배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공모 청약 등 때문에 신용대출이 같은 기간 6조942억원 뛰었을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도 505조4천46억원에서 507조7천26억원으로 2조2천980억원이나 불었다

작년 12월 5대 은행 신용대출이 연말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1조5천766억원이나 줄고,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2조761억원까지 축소된 것과 비교하면 20일 만에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은행권에서도 작년 말과 같은 가계대출 안정세가 이달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60조7천억원으로 11월 말보다 2천억원 줄었다. 월 단위에서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같은 해 5월 이후 7개월 만이었다.

이런 추세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급증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연말 주택거래 둔화 등의 계절적 특성, 여전히 많은 가계대출 수요와 연초 은행들의 대출 재개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안정적으로 감소세에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대출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210% 수준이다. 작년 말(3.710∼5.070%)과 비교해 20일 새 상단이 0.14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따르는 지표(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예금)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지난 17일 1.55%(신규코픽스 기준)에서 1.69%로 0.140%포인트(p) 뛰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연 3.600∼4.978%에서 3.880∼5.630%로 올랐다. 최저 금리가 0.280%포인트 뛰었고, 최고 금리는 0.652%포인트나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2.598%로 0.339%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508∼4.79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보다 하단이 0.008%포인트, 상단이 0.070%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해 0.25%씩 두 차례 정도 더 올려 연말에는 1.75%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예상대로 올해 기준금리가 앞으로 0.5%포인트 뛰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만큼만 올라도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올해 안에 6%대 중반에 이르고, 신용대출 금리도 5%대 중반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