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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도발에도 안보리는 무기력…'北 질주' 브레이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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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리 제재 추가 무산, 상징적 장면…북핵, 미중경쟁 하위변수로 전락
    미국도 마땅한 대응 카드 없어…상황 관리위해 물밑 접촉 시도 가능성도
    북한 도발에도 안보리는 무기력…'北 질주' 브레이크가 없다
    북한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하며 한반도 시계를 2017년 이전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정작 국제사회는 제동을 걸 '브레이크'를 잃은 모습이다.

    북핵 문제가 미중 경쟁의 완연한 하위 의제가 되면서 '국제적 연대와 압박을 통한 북핵 해결'이란 프레임이 더는 작동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핵·ICBM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검토' 카드를 꺼낸 직후인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추가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미국이 북한의 연초 4차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안보리 제재 대상에 추가하려 했던 북한인 5명은 미사일 물자 조달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실무진들이다.

    중국이 전통적으로 반대해온 민생 영역 대북제재와는 관련이 없을뿐더러, 정치적 의미가 있는 인사들도 아니다.

    그런데도 중국이 제동을 건 것은 결국 핵 비확산과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제재 이행이라는 명분보다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고려가 우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에 박차를 가하던 2016∼2017년 민생 분야를 망라한 일련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찬성하며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 압박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4년 전인 2018년 3월만 해도 안보리가 북한의 석유, 석탄 해상 밀수를 도운 선박·무역회사 등 47개 대상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안보리가 가장 초보적 수준의 제재도 취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격세지감이다.

    이는 미국과의 전략경쟁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에 '부담'이 아닌 '자산'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입장에서 북핵이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을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대미 레버리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미중 전략경쟁의 시대로 전환하면서 북한이 지정학적으로 중국에게 중요한,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미국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수 있는 카드가 됐다"며 "미국의 주요 전력을 한반도에 묶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효한 카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고강도의 전략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중국의 대응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 2018년 이전과 같은 적극적인 태도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의 연초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와 모라토리엄 재고 위협은 이런 국제적 환경까지 고려한 셈법으로 해석된다.

    미국 독자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북한에 원론적 '대화 복귀' 요구를 반복해 온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리 대응이 무력화한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안보리 회의 계기에 기자들이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보류에 대한 입장'을 묻자 "북한에 백지수표(blank check)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일종의 무력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 도발에도 안보리는 무기력…'北 질주' 브레이크가 없다
    그렇다 보니 미국이 상황 관리를 위해 북한과 물밑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대외 활동을 중단하다시피 한 북한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19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는 데 대해 일치하게 인정"했다며 당분간 대화 대신 무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설사 북미 접촉이 성사된다 해도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나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비롯한 이른바 '적대시 정책' 철회를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한반도 주변 전략자산 반입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가는 북한의 더 큰 반발을 불러 정세가 한층 격화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직했던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12일 미국의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는 '좋은 선택지'는 고사하고 북한에 대한 선택지 자체가 별로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국내정치적으로도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인 바이든 행정부가 본토에 직접 위협이 되지 않는 한 북한의 도발을 적당한 수준에서 관리하려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흥규 소장은 "북한 핵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야겠다는 동기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한 힘이 대단히 약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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