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핵관 찾아와 탈당 권유", 이상민 "있어선 안 될 일" 엄호
'이핵관' 정성호·김영진 관측…지도부 "鄭, 삼보일배해도 모자라" 비판
與, 정청래발 '이핵관' 논란에 전전긍긍…"박빙대선에 내부총질"(종합)
국민의힘 내부 분열의 키워드였던 '핵관'(핵심 관계자) 논란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터져 나왔다.

진원지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교계 반발을 산 3선 정청래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밤 페이스북에서 "이핵관이 찾아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언급한 '이핵관'은 국민의힘의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빗댄 것으로,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칭한 것이었다.

탈당 압박을 받았다는 일종의 '내부 폭로'였던 셈인데, 정 의원은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라고도 했다.

정 의원과 가까운 당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본인도 말실수라는 점을 인정하고 새해부터 전국 10여 곳 사찰을 돌며 공식 사과한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탈당을 압박한 건데 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청래 의원, 이핵관으로부터 탈당 요구받았다는 보도, 사실인가요.

그런 일이 결코 있어선 안 된다.

민주당은 공당이고 민주적 정당"이라며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지칭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與, 정청래발 '이핵관' 논란에 전전긍긍…"박빙대선에 내부총질"(종합)
때아닌 '핵관 논란'에 이날 당내에서는 '이핵관'의 정체를 놓고 소문만 무성했다.

정 의원은 해당 인물에 대해 침묵했고, 선대위 주요 관계자들도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한 인사로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과 김영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에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 바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 측근들 사이에서는 당내에서 '이핵관'이라는 말을 만든 것 자체가 '내부 총질'이라며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핵관'이 어디 있냐. 나가도 한참 나간 것"이라며 "애당초 진정성 있게 사과했으면 될 일을 여기까지 일을 키워온 건 바로 정 의원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의원의 돌출 행동이 또 한 번 불교계를 자극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불교계에 거듭 사과 행보를 밟아온 지도부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 전인 지난 17일 이 후보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대한불교조계종 지도부를 예방해 사과하고, 108배를 올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정 의원도 참석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5일 1박2일 일정으로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기도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불교계에서는 정 의원을 출당하라고 한결같이 요구하는 상황이다.

삼보일배를 해도 모자랄 판"이라며 "안 그래도 박빙 싸움이 예상되는 대선에서 불교계와 갈등을 빚게 하면 어쩌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