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밀·옥수수 수확량 줄어 식량안보 위협…대기오염 엄격한 통제 필요
광화학 스모그 오존 오염물로 한중일 연간 작황 76조원 손실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물질인 대류권의 오존(O₃)이 늘어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연간 630억 달러(약 76조원) 규모의 작황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성층권의 오존은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표면에 가까운 대류권의 오존은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류가 자외선과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로 인체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작물의 생장을 방해해 수확량을 감소시킨다.

중국 난징 정보공학대학교 펑자오중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밀과 쌀, 옥수수 등의 재배 실험과 오존 자료 등을 이용해 오존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작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했다.

네이처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오존 농도를 달리하며 실내외에서 밀과 쌀, 옥수수 공통 품종을 실험 재배한 뒤 수확량을 토대로 오존 노출별 작황 모델을 만들고 3천개 지역의 오존 측정자료를 결합해 분석했다.

이와함께 오존의 생장 방해 효과를 차단하는 화학처리 재배를 통해 모델의 정확성도 검증했다.

그 결과, 밀은 중국이 32.8%, 한국 27.8%, 일본 15.8%의 작황 손실을 보는 것으로 분석했다.

쌀은 중국 23%, 한국 10.7%, 일본 5.1% 등의 순으로 작황 손실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옥수수 작황 역시 중국(8.6%)과 한국(4.7%)에서 낮기는 해도 작황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존으로 인한 작황 손실로 밀 220억 달러, 쌀 330억 달러, 옥수수 78억 달러 등 총 630억 달러의 피해가 유발되고 있는 것으로 제시하면서 인류의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오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 차원에서 더 엄격한 오염물 배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가 세계 쌀의 90%, 밀의 44%를 공급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류권 오존은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는 대표 물질을 넘어 식량안보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도쿄대학의 고바야시 가즈히코 교수는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오존으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630억 달러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면서 "대기오염 통제로 오존 수치를 낮춘 북미와 유럽의 성공이 아시아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