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정책 차별화에 우려 목소리도…宋 '탄압' 발언 여진 계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새해 들어 문재인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는 한편 아파트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언하며 재차 현 정부와의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이념'과 '원칙'이 아닌 '실용'을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무엇보다 이번 대선의 스윙보터로 꼽히는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새해 들어 상승세를 보였던 지지율이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보고 재차 외연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이 후보는 13일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노후 아파트 주민들과의 간담회 직후 규제 합리화를 골자로 한 재건축 활성화·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공급 확대뿐 아니라 강남·북 간 균형발전, 불합리한 규제 개선 등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선대위는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정책 발표식에서 "역대 민주정부는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한 측면이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나 그렇다고 국민의 불편을 방치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실패했다고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는 "재건축·재개발을 금기시하지 말고 국민의 주거 상향 요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지지층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용적률·층수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재명의 실용주의적 정책추진은 재건축 재개발의 규제 합리화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이 후보가 전날 당사에서 열린 안보인사 영입식에서 예정에 없던 '북한 미사일 관련 입장'을 발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도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결을 달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정부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도발'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이 보다 낮은 '유감'이나 '우려'를 표시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정부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은 이런 것이다.
지킬 수 없는 합의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또 합의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충분히 지키지 못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빌미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전방위적 정책 차별화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 후보라면 정책도 민주당의 기본 정신과 토대 위에 서야 하지 않겠느냐"며 "중도실용을 표방하는 것 같은데 지지층을 잃을 수도 있어 불안하다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했다.
특히 송영길 대표의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는 발언을 두고는 당내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가까스로 내홍을 봉합, 다시 지지율이 회복세를 맞은 상황에서 여권 내 불필요한 파열음을 냈다는 지적이다.
이미 청와대 출신을 비롯한 친문 의원들, 이낙연 전 대표와 측근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여권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송 대표를 향해 "원래 가끔 사고를 치는 친구다.
불안한 친구"라며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러한 시점에서 당 대표 같으면 말 한마디(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대표가 좀 말이 먼저 많이 앞서 나갔다고 본다.
약간 오버한 것 같은데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강 의원은 '송 대표의 발언 때문에 혹시 원팀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훼손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파장 차단에 주력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송 대표가 사과하고 수습해야 할 만큼 문제가 커졌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