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just wanna dive, I just wanna dive."청명한 날씨 속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 야외마당에 거대한 파란색 종이가 흩날리는 구조물이 들어섰다. 384㎥ 규모의 'BTS 사운드 큐브' 안으로 들어가면 이번 정규 5집 타이틀곡인 '스윔(SWIM)' 등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노래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21일 오전 10시50분, 이곳은 공연 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한국의 예술을 경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사운드 큐브를 체험하고 나온 나오코(42) 씨는 보라색 맨투맨 차림으로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 파란색 큐브를 보고 꼭 와보고 싶었다"며 "음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국립현대미술관은 평소 미술 도서 보급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할 정도로 예술에 애정이 깊은 멤버 RM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미국에서 온 메디슨(24) 씨는 "RM이 좋아하는 미술관이라 꼭 오고 싶었다"며 "곳곳에서 들리는 방탄소년단 노래 덕분에 서울 전체가 축제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미술관은 다음 달 19일까지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작품 해설 프로그램 'MMCA: Meet the K아트'도 함께 운영한다.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공연 대기 인파가 몰린 가운데, 미술관과 서점 등에서 공연 전까지 한국 문화를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읽었거나 창작에 영감을 준 도서 코너가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현장에는 뷔가 선택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RM이 추천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연' 등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동시에 액막이 북어, 복태와 같은 한국 전통 기념
"어제 밤 9시부터 여기서 쭉 기다렸어요. 티켓이 없거든요. 좋은 자리 잡고 싶어요."21일 오전 9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설치된 철제 펜스 앞에서 탕안호(23·베트남) 씨가 후드티 모자를 뒤집어쓴 채 이같이 말했다. 그와 같이 온 친구들 또한 패딩에 후드티, 장갑, 접이식 캠핑 의자까지 준비했다. 노숙을 위해 중무장한 것이다. 탕안호씨는 "인근에 숙소를 잡지 못했다"며 "한국에 공부하러 왔는데 BTS를 너무 좋아해서 광화문 광장에 왔다. 경기도 포천시에서부터 왔다"고 했다.이날 오후 8시 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을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광장이 BTS 팬덤 '아미(ARMY)'들로 차기 시작했다. 공연 표를 얻지 못한 팬들은 무대를 옆에서 볼 수 있는 '명당'을 잡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현재 광화문과 덕수궁 인근에는 2만2000∼2만4000명이 모였다. 3시간 전보다 91.9%, 1시간 전보다 20.8% 늘어났다. 아직은 실시간 인구 혼잡도가 '여유' 수준이지만 오후 1시부터는 '보통', 오후 2시부터는 '약간 붐빔'으로 상향될 전망이다.필리핀에서 온 키므로나(35) 씨와 마빈(38) 씨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부터 대중교통을 타고 와야 했기 때문이다. 키므로나씨는 "지하철 첫차 타고 1시간 20분 걸려서 왔다"며 "언제부터 팬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노래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마빈씨는 "우리는 콘서트도 못 가봐서 이렇게 BTS를 직접 보는 게 처음"이라며 "너무 기대된다. 오는데 피곤하지도 않았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어 키므로나씨는 "밥
광화문은 언제나 역사의 무대였다. 오래전에는 왕의 길이었고, 개발연대에는 눈부신 발전의 상징이었다. 2002년 광화문은 붉은 무대가 됐다. 붉은 옷을 입고, 같은 함성을 지르는 ‘월드컵 제너레이션’의 탄생이었다. 세계는 대한민국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이후 광화문은 또 다른 무대로 바뀌었다. 민주주의의 무대였다.그리고 2026년 3월 21일. 광화문은 보랏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세계의 무대가 된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 콘서트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2002년의 붉은빛은 보랏빛으로 바뀌고, 한국인은 전 세계인으로 바뀐다. 경제 발전, 민주주의의 상징에서 광화문이 새로운 세계 대중문화의 메카로 변신하는 그날이다. 아리랑을 함께 부르는 모습은 저마다의 나라로 흘러들어 간다. 지구촌 문화 권력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문화 강국으로의 여정은 길고 험했다. 한국 걸그룹 ‘김시스터즈’가 미국에 진출한 것은 67년 전이다. 그들은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를 뛰어넘는 인기를 끌었다. 이후 끊임없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40년이 넘는 세월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변곡점을 맞는다. 2012년 ‘강남스타일 신드롬’이다. 유튜브 세상의 최대 수혜자가 한국이 될 것임을 누군가는 알고 있었을까.K팝이 세계 시장 정복을 준비하는 사이, K드라마와 K무비도 줄기차게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반도체의 나라, 조선과 자동차의 나라에 사는 국민들은 스스로의 힘을 믿지 못했다. 문화강국이 된다는 것에 어리둥절해했고, 한류를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흐름은 도도했다. K컬처 열풍은 더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