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변경 방식 큰 틀서 합의…추가 논의 거쳐 상반기 협약안 확정
'운영난' 우이신설선 재구조화 윤곽…"서울시가 차입금 등 지원"(종합)
파산 위기에 몰렸던 서울 최초의 경전철 우이신설선 정상화와 관련해 서울시와 사업시행자가 큰 틀에서 재구조화 방식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와 사업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은 시가 운영비를 제외한 재정비용 일부를 분담하는 방식의 재구조화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이 운영비·금융차입금·대체투자비(차량교체비) 모두를 부담했지만, 앞으로는 서울시가 금융차입금과 대체투자비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대신 요금 결정권은 시로 넘어오게 된다.

우이신설선의 금융차입금은 총 3천5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안은 작년 4월 우이신설경전철이 서울시에 제출한 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그러나 아직 합의가 마무리된 상황은 아니다.

양측은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합의가 된 상황이지만 시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세부 조건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상반기 협약안을 확정하고, 이후 시의회 보고와 유관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협약을 체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길이 11.4㎞의 경전철 노선이다.

사업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은 1대 주주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10개 회사가 출자해 만든 회사다.

우이신설선은 민간사업자가 철도를 건설한 뒤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기고, 대신 30년 동안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용객이 초기 수요 예측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높은 무임수송 비율 등으로 인해 수년간 적자 운행이 계속돼왔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우이신설경전철은 2018년 말부터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후 출자자의 자기자본과 추가 출자 등으로 버텨왔으며, 현재는 운영 수입으로 간신히 운영비를 충당하는 상황이다.

파산 위기가 불거지자 서울시는 작년 7월 우이신설선 측과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시행자가 제출한 안을 토대로 재구조화 조건을 논의해왔다.

재구조화 전까지 부족한 운영비는 시가 분담하기로 한 상태다.

시는 아울러 재구조화안의 타당성을 따지기 위해 작년 8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계획서 검토를 의뢰했다.

시는 PIMAC 검토 결과와 재구조화 협상 결과를 반영해 실시협약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연말까지 협약 체결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재구조화에 착수하는 게 목표다.

현 방식의 재구조화가 불발되더라도 신규 사업자 선정이나 시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 등을 통해 우이신설선 운행은 계속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동안에도 정상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며 "재구조화를 하기로 한 만큼 향후 논의 과정에서 세부적인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