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조커? 마이웨이?…안철수가 흔드는 대선판 [홍영식의 정치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安후보, 연초 지지율 10%대로 치솟아
    윤석열 후보 지지율 하락분 잠식

    국민의힘 - 안 후보 단일화는
    안 후보 지지율 15% 안정적 유지와
    국민의힘 내분·윤 후보 지지율 추이에 달려

    안 후보 “내가 새 시대 맏형” 연대 선 그어
    윤 후보도 연대 꺼낼 때 아니라지만
    양측 모두 단일화 필요…막판 나설수 밖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7일 동물보호단체 위액트 남양주 대피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전 방역복을 입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7일 동물보호단체 위액트 남양주 대피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전 방역복을 입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해 들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그가 대선 도전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2~5%의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연말, 연초 발표된 중앙 언론사 등 주요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최소 6%대에서 10%대까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15%를 기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6%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하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중앙일보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해 12월 30~3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는 10.1%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27~29일 리서치앤리서치·세계일보 여론 조사에서는 10.3%를 기록했다. 지지율 한 자릿수에서 10%대로 올라선 것은 의미가 있다. 제3지대 대안 후보로서 몸값을 확 높일 수 있다. 연대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하면 안 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여론 조사 결과는 특히 주목된다. 글로벌리서치가 JTBC의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012명에게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가정한다면 누가 더 적합한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1.1%가 안 후보를 꼽았고 윤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30.6%였다. 국민의힘 내홍이 한창인 상황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라는 것을 감안해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강 후보, 비호감도 높고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이 원인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 원인은 물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둘러싸고 악재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유례를 찾기 힘든 비호감도가 높은 대선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아무래도 이 후보보다 윤 후보와 더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연초 공개된 모든 여론 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뒤지는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 10여 개 중앙 언론사 조사에서 이 후보는 한 달 새 2~5%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후보의 하락 폭은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여론 조사 중 절반은 두 후보의 격차가 10%포인트 전후까지 벌어졌다. 한 달 전 대부분 여론 조사에서 윤 후보가 우위를 보이던 것과 비교해 정반대의 결과다.

    윤 후보에게서 빠진 지지층은 부동층으로 남아 있거나 안 후보 지지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윤 후보가 강세를 보였던 2030세대의 지지를 안 후보가 가져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0일~올해 1월 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18~29세에서 18.5%의 지지율을 기록, 윤 후보(14.7%)보다 앞섰다. 한 달 전에 비해 6.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중앙일보와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도 20대의 안 후보 지지율은 18.3%로, 지난해 11월(13.9%)보다 4.5%포인트 올랐다. 반면 윤 후보는 21.9%에서 8.7%포인트나 하락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대선판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각 정당의 계산도 한층 복잡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긴 했지만 30%대 박스권에 갇혀있어 안심할 수 없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만큼 이 후보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안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갤럽의 지난 4~6일 조사에서는 3주 전과 비교해 이 후보의 지지율은 36%로 그대로이고, 윤 후보의 지지율은 9% 포인트 빠졌으며,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포인트 올랐다. 윤 후보의 빠진 지지율이 안 후보로 간 것이다.

    더욱이 2030세대와 중도층 지지율이 여전히 약하다. 민주당이 먼저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CBS라디오에 나와 “정치라는 건 연합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 단독으로 집권할 수 있으면 모르겠으나 쉽지 않지 않느냐”고 하는 등 여러 차례 연대의 뜻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여전히 신중하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상대 후보(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더 비중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지지율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연대 얘기를 꺼낼 계제가 아니라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한 측근은 말했다. 안 후보와의 연대는 지지층 이탈을 부를 수도 있다.

    만약 국민의힘과 안 후보가 연대한다면 민주당에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힘을 합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 “안 후보가 민주당과 손잡을 가능성은 없다”며 “김동연 후보와는 같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安 “끝까지 간다”고 하지만 “정권 교체는 해야 한다”

    안 후보와의 연대는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더 절박한 상황이다. 윤 후보 개인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권 심판론 비율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관건은 안 후보의 선택이다. 여전히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신년 기자 회견에서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모습은 동굴에 갇힌 두 마리의 짐승들이 먹잇감 하나를 두고 서로를 물어뜯는 것과 같다”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싸잡아 비판했다.

    또 “제가 당선되고 저로 정권 교체가 돼 이 시대를 한 단계 더 앞서 나가게 하는 새 시대의 맏형이 될 생각”이라고 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 1월 말~2월 초 3강 트로이카 체제로 만들겠다”고 했다. 송 대표의 연대 손짓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뜻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끝까지 ‘마이웨이’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자력보다는 국민의힘 내분과 그로 인한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덕을 입은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최대 변수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를 굳건할 정도로 넘어서느냐, 국민의힘 내분 상황이 어떻게 정리되느냐,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또는 하락세를 보이느냐 등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국민의힘 내분 상황이 극에 달했을 때 조사한 것이어서 향후 상승 탄력을 더 받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안 후보가 15% 벽을 안정적으로 넘어서 20%로 향한다면 그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를 놓고 상반된 분석이 나온다. 한때 안 후보와 함께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KBS 라디오에 출연, “15%면 선거 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 단독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지율이 15%를 넘더라도 양강 구도를 깨지 못하는 정도에 머문다면 대안 후보론을 내세워 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대론이 힘을 받느냐 여부는 국민의힘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안 후보의 지지율이 의미 없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단일화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종의 ‘무시론’, ‘고사 카드’다. 하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 후보는 단일화 언급에 대해 “선거 운동 중 도의상 맞지 않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내분이 완전히 정리된 뒤 윤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오르더라도 연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더라도 압도적으로 이 후보를 앞서가지 않는 한 당내에서 연대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윤 후보 캠프에선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만 윤 후보와 충돌했던 이준석 대표가 안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 이 문제를 두고 다시 갈등이 점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후보도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선거 막판 3강 체제가 형성되더라도 단독으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한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도 선거를 불과 2주일 정도 앞두고 이뤄지면서 판도를 흔들었다. 이번엔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카드판의 ‘조커’ 같은 역할을 하느냐, 끝까지 ‘마이웨이’를 하느냐가 대선판을 뒤흔들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정권 교체는 해야 한다”고 한 말은 단일화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홍영식 논설위원 겸 한경비즈니스 대기자

    ADVERTISEMENT

    1. 1

      윤석열 "전체 이용가 게임물, 본인 인증 없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전체 이용가 게임물에 대해서는 본인 인증 의무 대상을 제외하도록 하는 내용의 '온라인 게임의 본인 인증 절차 개선' 공약을 발표했다. 주 이용자가2030세대인 게임물 ...

    2. 2

      "멀쩡한 시장 들쑤신 정부…대통령 누가 돼도 집값 오른다" [집앤톡]

      지난해 전국 집값이 크게 들썩였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년 말 대비 13.25%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고,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도 월간 주택매매가격 통계에서 같은 ...

    3. 3

      '멸콩·멸공' 윤석열-정용진 '맞팔'…"이러다 정용진 선대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무언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가 8일 이마트에 찾아 '멸'치와 '콩'을 사간 데 이어 정 부회장이 "멸치와 콩으로 맛난 요리를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