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내년 10월 빔 인출"…연구용 제공은 2024년 말에나 가능
올해 말로 미룬 일정도 못 맞춰…저에너지구간 장치 설치까지만 완료
2017년 전체 완공예정이던 '라온' 5번째 연기…내년 10월 1단계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RAON)의 구축이 또 미뤄졌다.

이 계획은 당초 전체 완공 목표 시점이 2017년이었으나 계속 지연돼 사업 1단계조차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1단계 마지막 작업인 최초 빔인출은 내년 10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에 따르면 라온 구축 사업 1단계의 마무리에 해당하는 빔 인출 작업의 목표 일정이 올해 말에서 내년 10월로 또 미뤄졌다.

IBS는 올해 안에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올해 5월에 밝힌 바 있으나, 결국 이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해 이번에 또 연기하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초전도가속장치 제작과정의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중이온 가속기의 최초 빔인출은 내년 10월 이전에 가능할 것"이라며 "2023년부터는 빔 전송 및 시운전을 통한 실험으로 활용성을 검증하고 2024년말부터는 연구자들에게 희귀동위원소 생성장치를 이용한 안정적인 빔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조성추진단장은 "향후 더 복잡하고 더 어려운 고에너지 가속장치에 대한 연구 결과와 저에너지 구간의 안정적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에너지 구간 추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면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장은 "1단계 빔인출의 남은 일정도 더 이상의 지연없이 기간 내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IBS는 라온 구축을 위해 2011년 과학벨트 거점지구를 대전 신동·둔곡지구로 지정하고, 1조 5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신동지구 내 13만㎡ 규모로 건설을 추진해왔다.

당초 완공 목표 일정은 2017년이었으나, 기술적 문제 등으로 사업 기간이 네 차례나 변경됐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 연기다.

과기정통부는 사업점검 전문가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해 연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지난 5월 사업을 일괄구축에서 단계구축으로 변경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와 IBS가 세웠던 라온 세부 이행계획안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저에너지 가속장치 구축을 목표로 시운전과 빔인출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고에너지 가속구간의 기술적 문제 해결은 1단계 이후에 할 예정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IBS는 라온의 저에너지구간 초전도가속장치 설치를 완료했다고 이날 밝히면서 일정 연기를 발표했다.

이번에 설치를 끝낸 저에너지구간 초전도가속장치는 100m 정도 일직선으로 연결돼 우라늄 등 무거운 이온을 초당 3만㎞ 이상으로 가속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라온은 저에너지구간 초전도가속 장치 설치 후 빔시운전 준비 과정을 거쳐야 가속 성능을 확인하는 빔인출이 가능하다.

라온은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을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 핵물리·물성과학·의생명 등 기초과학 분야에 활용하는 연구시설이다.

2017년 전체 완공예정이던 '라온' 5번째 연기…내년 10월 1단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