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원전 인근 지자체들, 산업부에 의견서 전달
"사용후핵연료 최종처분·임시저장시설 건설 동시에 진행해야"
전국 원전 인근지역 동맹(전국원전동맹)은 정부의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에 대해 최종처분시설과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국원전동맹은 의견서에서 고준위 방폐물 관리 책임은 원전을 이용하는 국민 모두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 중간저장시설·최종처분시설 건설과 광역별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고 ▲ 고준위 방폐물의 원전 내 임시저장은 최대 15년을 원칙으로 하며, 현재 15년을 지나 저장되고 있는 고준위 방폐물은 광역별 임시저장시설 건립과 동시에 이동할 것 등이 기본계획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즉, 정부가 언제 가능할지 불투명한 최종처분시설 건설에만 집중하지 말고, 원전 소재지나 인근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임시저장시설을 짓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광역별 인구수에 따라 임시저장시설 용량을 결정하고 3년 내 저장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특별법에는 임시저장시설 건설 지자체에 파격적인 특전을 부여하고 기한 내 임시저장시설을 건설하지 않는 광역지자체에 강력한 처벌을 주는 방안이 포함돼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국원전동맹은 설명했다.

전국원전동맹은 현재 원전 운전으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된 8개 광역지자체와 21개 기초지자체는 고준위 방폐장 부적합 지역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산자부가 지난 7일 행정 예고한 기본계획안에는 중간저장시설·최종처분시설 가동 이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내 임시보관하고 관련 절차 추진 시 원전인근지역을 제외한 원전 소재지 단체장 또는 주변 지역(원전 반경 5㎞) 주민 의견 반영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기본계획은 사실상 방폐장이 건설되지 않으면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곧 핵폐기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국원전동맹은 본다.

또 기본계획이 이대로 확정되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을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가 당장 나선다고 하더라도 부지 적합성 조사에만 9년이 걸리고, 부적합 지역으로 결론이 나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맹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지가 적합한 것으로 판명 나더라도 최소 37년 동안은 원전 내 임시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원전 인근 16개 지자체는 이 기본계획에 반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완(울산중구청장) 전국원전동맹 회장은 "원전 인근 지역 314만 국민은 지난 43년 동안 원전 운전과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으로 인한 위험을 동시에 받으면서 살아왔다"며 "사용후핵연료 관리책임은 원전 수익자인 전 국민들에게 있으므로 특정 지역 주민에게만 무한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울산중구의회도 이날 열리는 정례회에서 산자부의 기본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