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직할체제 갖추며 파격 발탁인사…미래사업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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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2년차 인사서 'MK 가신그룹' 퇴진 완료…부회장단 해체
역대 최다 40대·R&D 임원,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부사장 대거 승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7일 단행한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본인의 직할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젊은 연구개발(R&D) 임원의 대거 등용으로 미래 먹거리를 위한 발판을 다졌다.
아버지인 정몽구(MK) 명예회장 시절부터 그룹을 이끌어온 이른바 '가신그룹'의 퇴진이 대체로 완료됐고, 미래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세대교체 차원의 파격적인 발탁 인사가 이뤄졌다.
정 회장 취임 원년인 지난해 연말에 이미 물갈이 인사가 단행돼 이달 초만 해도 이번 인사 규모는 상대적으로 소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전통적 제조업체를 뛰어넘어 미래 첨단기술 집약을 통한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올해에도 대규모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MK 가신그룹 모두 퇴진…정의선 직할체제 힘받았다
올해 인사에서는 정 명예회장 시절 그룹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대거 퇴진했다.
지난해에 이은 세대교체 인사로 정의선 회장 직할 체제가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먼저 MK의 최측근이었던 윤여철 현대차 노무 총괄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1979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그룹의 대표적 노사 전문가로, 최근 2년간 현대차의 무분규 노사협상을 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윤 전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에 강성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대교체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작년 정 회장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도 'MK의 남자'로 불렸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퇴진한 바 있다.
이번 인사 직전 사장단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해 부회장단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아예 부회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부회장단은 완전히 해체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그룹 내에 부회장은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밖에 남지 않았다.
그만큼 정 회장 직속의 사장단 체제가 더욱 힘을 받게 된 셈이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러한 세대교체 흐름이 읽혔다.
이번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이원희·이광국·하언태 사장은 모두 정 명예회장과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다.
외국인 임원이던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도 마찬가지다.
이원희 사장과 하언태 사장은 정 회장이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 정 명예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현대차를 이끌었고, 이광국 사장도 정 명예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사도 작년에 이어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며 "이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직할 체제가 공고화됐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 역대 최다 신규 임원…40대·R&D 대거 발탁으로 '미래 사업' 채비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채비를 갖춘 것도 이번 인사의 주요 특징이다.
우선 신규 임원 규모에서 이런 점이 드러났다.
이번에 선임된 부사장 이하 신규 임원은 사상 최대인 203명에 달한다.
직전 3년간 인사 폭이 평균 130∼140명인 것과 비교하면 대폭의 교체 인사다.
특히 신규 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은 40대로, 이중 연구개발(R&D)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은 37%에 이르렀다.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선 대규모 발탁을 통한 차세대 리더 육성이 시급하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표출된 셈이다.
특히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해 인포테인먼트,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서 대거 승진 인사가 나왔다.
대표적 인물이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임태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등이다.
1974년생인 추교웅 신임 부사장은 ICT와 자동차를 연결해 이른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 카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이라는 현대차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핵심 기능을 맡은 셈이다.
이 밖에도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출신인 김흥수 신임 부사장은 미래기술 확보와 신사업 추진역량 내재화를, 수소연료전지 전문가인 임태원 신임 부사장은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수소 관련 사업의 책임을 맡게 된다.
NHN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의 진은숙 씨를 부사장급인 ICT혁신본부장에 영입한 것도 눈에 띈다.
진 신임 부사장은 데이터와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로, 향후 그룹의 IT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최연소 임원이던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인공지능 싱크탱크인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도 이날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인 장 전무는 1979년생으로 올해 42세이다.
이번 인사에서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발탁 인사가 많은 것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의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역할은 전문에서 승진한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부사장이 맡는다.
또 전날 퇴임한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자리는 부본부장을 맡아온 박정국 사장이 이어받는다.
박 사장은 제품 통합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 및 전동화, 수소 등 미래기술 개발 가속화를 계속 추진한다.
/연합뉴스
역대 최다 40대·R&D 임원,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부사장 대거 승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7일 단행한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본인의 직할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젊은 연구개발(R&D) 임원의 대거 등용으로 미래 먹거리를 위한 발판을 다졌다.
아버지인 정몽구(MK) 명예회장 시절부터 그룹을 이끌어온 이른바 '가신그룹'의 퇴진이 대체로 완료됐고, 미래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세대교체 차원의 파격적인 발탁 인사가 이뤄졌다.
정 회장 취임 원년인 지난해 연말에 이미 물갈이 인사가 단행돼 이달 초만 해도 이번 인사 규모는 상대적으로 소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전통적 제조업체를 뛰어넘어 미래 첨단기술 집약을 통한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올해에도 대규모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MK 가신그룹 모두 퇴진…정의선 직할체제 힘받았다
올해 인사에서는 정 명예회장 시절 그룹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대거 퇴진했다.
지난해에 이은 세대교체 인사로 정의선 회장 직할 체제가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먼저 MK의 최측근이었던 윤여철 현대차 노무 총괄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1979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그룹의 대표적 노사 전문가로, 최근 2년간 현대차의 무분규 노사협상을 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윤 전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에 강성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대교체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작년 정 회장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도 'MK의 남자'로 불렸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퇴진한 바 있다.
이번 인사 직전 사장단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해 부회장단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아예 부회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부회장단은 완전히 해체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그룹 내에 부회장은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밖에 남지 않았다.
그만큼 정 회장 직속의 사장단 체제가 더욱 힘을 받게 된 셈이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러한 세대교체 흐름이 읽혔다.
이번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이원희·이광국·하언태 사장은 모두 정 명예회장과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다.
외국인 임원이던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도 마찬가지다.
이원희 사장과 하언태 사장은 정 회장이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 정 명예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현대차를 이끌었고, 이광국 사장도 정 명예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사도 작년에 이어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며 "이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직할 체제가 공고화됐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 역대 최다 신규 임원…40대·R&D 대거 발탁으로 '미래 사업' 채비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채비를 갖춘 것도 이번 인사의 주요 특징이다.
우선 신규 임원 규모에서 이런 점이 드러났다.
이번에 선임된 부사장 이하 신규 임원은 사상 최대인 203명에 달한다.
직전 3년간 인사 폭이 평균 130∼140명인 것과 비교하면 대폭의 교체 인사다.
특히 신규 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은 40대로, 이중 연구개발(R&D)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은 37%에 이르렀다.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선 대규모 발탁을 통한 차세대 리더 육성이 시급하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표출된 셈이다.
특히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해 인포테인먼트,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서 대거 승진 인사가 나왔다.
대표적 인물이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임태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등이다.
1974년생인 추교웅 신임 부사장은 ICT와 자동차를 연결해 이른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 카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이라는 현대차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핵심 기능을 맡은 셈이다.
이 밖에도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출신인 김흥수 신임 부사장은 미래기술 확보와 신사업 추진역량 내재화를, 수소연료전지 전문가인 임태원 신임 부사장은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수소 관련 사업의 책임을 맡게 된다.
NHN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의 진은숙 씨를 부사장급인 ICT혁신본부장에 영입한 것도 눈에 띈다.
진 신임 부사장은 데이터와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로, 향후 그룹의 IT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최연소 임원이던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인공지능 싱크탱크인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도 이날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인 장 전무는 1979년생으로 올해 42세이다.
이번 인사에서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발탁 인사가 많은 것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의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역할은 전문에서 승진한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부사장이 맡는다.
또 전날 퇴임한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자리는 부본부장을 맡아온 박정국 사장이 이어받는다.
박 사장은 제품 통합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 및 전동화, 수소 등 미래기술 개발 가속화를 계속 추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