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퍼스 빠진 '킹스맨 3', B급 유머 벗고 진중함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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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정보기관 '킹스맨' 기원 다룬 프리퀄 '퍼스트 에이전트'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에 나오는 콜린 퍼스의 이 말은 아마도 그해 개봉한 모든 영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대사일 것이다.
훤칠한 외모의 콜린 퍼스가 이 말을 한 뒤 무자비하게 악당들을 때려눕히는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국내에서만 61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외화로는 유례없는 흥행에 성공했다.
2편인 '골든 서클'(2017)은 1편보다는 성적이 저조했지만, "콜린 퍼스의 '수트발'만큼은 여전하다"는 농담 섞인 호평을 들었다.
'킹스맨'의 세 번째 시리즈이자 프리퀄(속편)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에는 킹스맨의 상징과도 같은 콜린 퍼스는 물론 그의 제자 역인 태런 에저턴도 등장하지 않는다.
두 핵심 배우 없이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내 기존 시리즈 팬들에게 다가갈지가 관건이었다.
'퍼스트 에이전트'는 '킹스맨'의 최대 매력인 B급 유머와 독창적인 액션을 과감히 버리는 대신 진중함을 택했다.
1차 세계대전을 겪고 평화를 바라는 이들이 모여 킹스맨을 조직하게 되는 과정을 웃음기 뺀 채 그렸다.
1·2편에 이어 이번 작품도 연출한 매슈 본은 이전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진지한 시선으로 절망에 빠진 1900년대 유럽을 바라봤다.
영화는 영국의 유서 깊은 가문 옥스포드가의 공작 올랜드(레이프 파인스)와 그의 젊은 아들 콘래드(해리스 디킨슨) 중심으로 흘러간다.
올랜드는 과거 아프리카 전장에서 아내를 잃은 뒤 아들만큼은 전쟁을 겪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을 과보호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는 콘래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원입대를 하겠다고 나선다.
올랜드는 고심 끝에 자신이 남몰래 구축한 정보조직을 콘래드에게 보여준다.
콘래드는 한 악의 무리가 영국, 러시아, 독일 등의 정부 요직에 침투해 뒤에서 전쟁을 종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러시아 황궁에 숨어들어 니콜라이 2세를 쥐락펴락하는 수도승 라스푸틴(리스 이반스)을 제거한다.
그러나 콘래드는 한 명을 처단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끝내 전쟁에 참전한다.
아버지의 입김으로 후방에만 머무르자 사병과 옷을 바꿔입고 최전방으로 가기까지 한다.
그곳에서 그는 전쟁의 민낯을 마주한다.
사소한 일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지도자들이지만 무용하게 죽어가는 것은 평범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참전 전에 윌프레드 오언의 반전 시 '달콤하고 명예로운 일'(Dulce et Decorum est)을 써 아버지에게 보낸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첩보 영화보다는 전쟁 영화에 가까워진다.
전쟁의 참상을 깨달아가는 콘래드의 감정선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인 듯하지만 '킹스맨'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콘래드가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 동료를 구출해내는 장면은 전쟁물에 흔히 등장하는 클리셰다.
최첨단 무기로 총알을 막아내고 적에게 시원스러운 한 방을 날리는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법하다.
라스푸틴, 레닌, 마타하리, 에릭 얀 하누센 등 실존 인물이 모두 같은 조직원으로서 스코틀랜드 출신 우두머리의 지령을 받고 행동한다는 설정은 흥미롭긴 하지만,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사라예보 사건은 사실과 다르게 풀어냈고 미국 윌슨 대통령이 마타하리와 염문으로 책잡혀 참전을 망설인다는 픽션도 들어갔다.
영화가 실제 역사를 그대로 담을 필요는 없지만 '설정을 위한 설정'으로 보여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극적인 전개에 대한 욕심은 덜고 '킹스맨'만의 매력을 조금만 더 넣었다면 어땠을까.
오는 22일 개봉
/연합뉴스
"(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에 나오는 콜린 퍼스의 이 말은 아마도 그해 개봉한 모든 영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대사일 것이다.
훤칠한 외모의 콜린 퍼스가 이 말을 한 뒤 무자비하게 악당들을 때려눕히는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국내에서만 61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외화로는 유례없는 흥행에 성공했다.
2편인 '골든 서클'(2017)은 1편보다는 성적이 저조했지만, "콜린 퍼스의 '수트발'만큼은 여전하다"는 농담 섞인 호평을 들었다.
'킹스맨'의 세 번째 시리즈이자 프리퀄(속편)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에는 킹스맨의 상징과도 같은 콜린 퍼스는 물론 그의 제자 역인 태런 에저턴도 등장하지 않는다.
두 핵심 배우 없이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내 기존 시리즈 팬들에게 다가갈지가 관건이었다.
'퍼스트 에이전트'는 '킹스맨'의 최대 매력인 B급 유머와 독창적인 액션을 과감히 버리는 대신 진중함을 택했다.
1차 세계대전을 겪고 평화를 바라는 이들이 모여 킹스맨을 조직하게 되는 과정을 웃음기 뺀 채 그렸다.
1·2편에 이어 이번 작품도 연출한 매슈 본은 이전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진지한 시선으로 절망에 빠진 1900년대 유럽을 바라봤다.
영화는 영국의 유서 깊은 가문 옥스포드가의 공작 올랜드(레이프 파인스)와 그의 젊은 아들 콘래드(해리스 디킨슨) 중심으로 흘러간다.
올랜드는 과거 아프리카 전장에서 아내를 잃은 뒤 아들만큼은 전쟁을 겪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을 과보호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는 콘래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원입대를 하겠다고 나선다.
올랜드는 고심 끝에 자신이 남몰래 구축한 정보조직을 콘래드에게 보여준다.
콘래드는 한 악의 무리가 영국, 러시아, 독일 등의 정부 요직에 침투해 뒤에서 전쟁을 종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러시아 황궁에 숨어들어 니콜라이 2세를 쥐락펴락하는 수도승 라스푸틴(리스 이반스)을 제거한다.
그러나 콘래드는 한 명을 처단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끝내 전쟁에 참전한다.
아버지의 입김으로 후방에만 머무르자 사병과 옷을 바꿔입고 최전방으로 가기까지 한다.
그곳에서 그는 전쟁의 민낯을 마주한다.
사소한 일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지도자들이지만 무용하게 죽어가는 것은 평범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참전 전에 윌프레드 오언의 반전 시 '달콤하고 명예로운 일'(Dulce et Decorum est)을 써 아버지에게 보낸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첩보 영화보다는 전쟁 영화에 가까워진다.
전쟁의 참상을 깨달아가는 콘래드의 감정선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인 듯하지만 '킹스맨'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콘래드가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 동료를 구출해내는 장면은 전쟁물에 흔히 등장하는 클리셰다.
최첨단 무기로 총알을 막아내고 적에게 시원스러운 한 방을 날리는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법하다.
라스푸틴, 레닌, 마타하리, 에릭 얀 하누센 등 실존 인물이 모두 같은 조직원으로서 스코틀랜드 출신 우두머리의 지령을 받고 행동한다는 설정은 흥미롭긴 하지만,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사라예보 사건은 사실과 다르게 풀어냈고 미국 윌슨 대통령이 마타하리와 염문으로 책잡혀 참전을 망설인다는 픽션도 들어갔다.
영화가 실제 역사를 그대로 담을 필요는 없지만 '설정을 위한 설정'으로 보여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극적인 전개에 대한 욕심은 덜고 '킹스맨'만의 매력을 조금만 더 넣었다면 어땠을까.
오는 22일 개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