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탓?…우울장애 유병률도 상승, 30대남성·20대여성 상승폭 커
고혈압·당뇨 등 남성 만성질환 건강지표 악화…흡연율은 개선
정은경 "코로나19로 국민 건강에 변화 생겨…비만 증가 감시 필요"
30∼40대 남성 절반 이상 비만…코로나19 영향 '확찐자' 늘어
지난해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큰 폭으로 상승해 30∼40대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내용의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만성질환, 흡연, 음주, 영양 등 250여개의 보건지표를 산출하는 건강통계조사로 매년 만 1세 이상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비만 및 만성질환 발병률과 우울장애 등 정신건강 관련 지표가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조사보다 악화한 결과가 두드러졌다.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남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41.8%였던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은 지난해 48.0%까지 올라 1998년 시작된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40대 남성의 50% 이상이 비만이었다.

이 중에서도 30대 남성의 유병률이 58.2%로 가장 높았다.

직전 해(46.4%)에 비해 11.8%포인트나 늘었다.

40대 남성은 50.7%가 비만이었으며 50대 48.1%, 60대 44.0%, 20대 41.5% 순이었다.

성인 여성의 비만 유병률도 같은 기간 25.0%에서 27.7%로 소폭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6.3%로 가장 높았으며 60대 3.5%, 50대 2.8%가 뒤를 이었다.

30∼40대의 경우 1.0%대였다.

30∼40대 남성 절반 이상 비만…코로나19 영향 '확찐자' 늘어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은 남성의 경우 증가했으나 여성은 직전 조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0대 남성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가장 크게 늘었다.

2019년 20.4%에서 지난해 28.2%로 7.8%포인트 증가했다.

남성 비만 및 만성질환자가 늘어난 반면 남성의 걷기 실천율, 유산소 활동 등 신체활동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52.6%였던 남성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지난해 48.3%로 감소했다.

30∼40대 남성 절반 이상 비만…코로나19 영향 '확찐자' 늘어
한편 남성의 흡연율은 34.0%로 직전 해보다 1.7%포인트 감소해 조사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성의 흡연율은 2019년에 이어 6%대에 머무르고 있다.

우울장애 유병률은 지난해 더 높아져 남녀 모두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신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 즉 '코로나 블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남성의 우울장애 유병률 중가 폭이 컸다.

남성 유병률은 2018년 2.5% 수준에서 4.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남성 중에서도 30대의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져 2018년 2.4%에서 지난해 6.5%로 4.1% 포인트 증가했다.

20대 여성 역시 같은 기간 9.0%에서 11.3%로 올랐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020년은 코로나19 유행 시기로 우리 국민의 건강 수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며 "흡연 관련 지표는 지속해서 개선 중이나 신체활동이 악화했고 비만·당뇨병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청장은 "특히 30∼4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지속적인 조사 및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