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대전에 승강 PO 합계 4-2 승리…"축구에 압도적인 경기는 없어"
"두 번 다시 승강 PO 치르는 일 없기를…내년엔 ACL 출전권 도전"
1부 잔류 지휘한 최용수 "'압도하겠다' 마사의 말이 자극됐다"
"축구에서 압도적인 경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마사가 '압도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한 건, 실수였습니다.

"
프로축구 강원FC를 K리그1 잔류로 이끈 최용수 감독은 대전하나시티즌의 일본인 선수 마사의 한 마디가 팀을 똘똘 뭉치게 했다고 말했다.

강원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21 2차전 홈 경기에서 4-1로 역전승했다.

1부 잔류 지휘한 최용수 "'압도하겠다' 마사의 말이 자극됐다"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 0-1로 졌던 강원은 1, 2차전 합계 4-2로 앞서 내년에도 K리그1에서 뛰게 됐다.

1차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단연 대전의 에이스 마사였다.

시즌 중 "승격에도 인생을 걸겠다"는 한국어 인터뷰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마사는 1차전 뒤 기자회견에서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해도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꼭 압도적으로 이기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이날 마사는 강원 미드필더진에 꽁꽁 묶여 별다른 활약을 펼쳐 보이지 못했다.

1부 잔류 지휘한 최용수 "'압도하겠다' 마사의 말이 자극됐다"
강원 선수들은 선제 실점하고도 전반 26분부터 4분 동안 3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펼쳐 보인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최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축구에서 압도적인 경기는 있을 수 없다"면서 "마사가 '압도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한 건, 실수였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경기 뒤 마사와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한때 일본 J리그 무대를 누볐던 최 감독은 "마사와 일본어로 대화를 했다.

2부 리그에서 더 열심히 해서 다음 기회에 꼭 승격하기를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1부 잔류 지휘한 최용수 "'압도하겠다' 마사의 말이 자극됐다"
최 감독은 전에도 시즌 막판 팀을 맡아 극적으로 잔류를 끌어낸 경험이 있다.

2018년 10월 부진하던 서울 사령탑으로 복귀해 분위기를 살려내지 못하고 11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그러나 승강 PO에서 K리그2 부산 아이파크를 합계 4-2로 제압했다.

최 감독은 "그때는 1차전에서 충분히(3-1) 이겨서 2차전에서는 숨 쉴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에는 1차전에서 져서 심적으로 쫓기고 불안한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최 감독은 이어 "그동안 선수들에게 너무 압박을 준 것 같았다"면서 "(점수에서 쫓기는 상황이지만) 거꾸로 선수들이 편안하게, 더 도전적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접근했는데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부 잔류 지휘한 최용수 "'압도하겠다' 마사의 말이 자극됐다"
이어 "승강 PO를 두 번 치러보니까 피가 말린다.

두 번 다시 이런 경기(승강 PO)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파이널A에 올라가야 한다.

나아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따내고 싶다"고 말했다.

승격을 눈앞에서 놓친 대전 이민성 감독은 최 감독과 현역 시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최 감독은 "이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놨더라"라며 "이 감독은 앞으로 쭉쭉 성장해 나가야 할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