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똥의 인문학 = 김성원 외 지음.
지금은 '더러운 것'으로 치부되지만, 전통사회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은 '똥'을 다양한 시각으로 고찰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진행한 각종 학술 행사의 성과물을 모아 단행본으로 펴냈다.

한만수 동국대 교수는 '밥-똥 순환'이 어떻게 차단됐는지 논했다.

밥과 똥 사이에 연결된 고리를 끊어낸 배경에는 널리 알려진 대로 근대에 이식된 위생 담론이 있었다.

한 교수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역사를 돌아보면 똥의 가치가 하락하는 '비천화'에 여러 요인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짚는다.

도시화 속도는 빨라졌지만 분뇨 처리는 효율적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똥이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향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는 '밥-똥 순환'이 생태적으로 중요하지만, 사상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먹고 싸는' 물질대사를 동화(同化)와 이화(異化)의 순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이외에도 똥을 정신분석이나 지구적 물질대사 관점에서 살피고, 어린이들이 똥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한 글이 실렸다.

역사비평사. 256쪽. 1만5천 원.
[신간] 똥의 인문학·프랑스 혁명의 공포정
▲ 프랑스 혁명의 공포정 = 휴 고프 지음. 주명철 옮김.
아일랜드의 프랑스 혁명사 연구자가 프랑스 혁명 기간에 약 18개월간 이어진 '공포정'을 분석한 학술서.
저자는 공포정을 "협박, 대량 체포, 처형으로 민간인을 두렵게 만들고 마음대로 통제하면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체제"라고 설명한다.

당시 '구국위원회'가 이끄는 프랑스 정부는 사회를 전시 체제로 몰아갔고, 반란을 일으키거나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처형했다.

저자는 공포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공포정을 혁명과 분리해 생각하지 않는 '후기 수정주의'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공포정을 탄압과 중앙집권으로만 조명하지 말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수립하려 한 측면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문책. 288쪽. 2만 원.
[신간] 똥의 인문학·프랑스 혁명의 공포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