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팀 지휘 김호철 감독 "막중한 책임감…팀 정상화 노력"
김사니 전 감독대행 사표 수리…조송화와 결별 재확인
내홍에 시달린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이 베테랑 지도자 김호철(66) 전 남자배구 국가대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기업은행은 8일 "신임 사령탑으로 김호철 감독을 선임했다"며 "오는 18일 흥국생명과의 경기부터 김 감독이 팀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감독대행 체제'도 곧 끝난다.

현재 기업은행을 지휘하는 지도자는 안태영(38) 감독대행이다.

안태영 감독대행은 9일 KGC인삼공사전, 15일 GS칼텍스전까지만 팀을 이끈다.

기업은행은 최근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주전 세터 조송화(28)가 두 차례 팀을 이탈했고, 김사니(40) 전 코치도 조송화와 함께 팀을 떠났다가 구단의 설득에 복귀했다.

기업은행은 11월 21일 서남원 전 감독을 경질하며, 김사니 전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했다.

김사니 전 감독대행은 11월 23일 흥국생명전과 27일 GS칼텍스전, 2일 한국도로공사전 등 3경기만 지휘한 뒤 자진해서 사퇴했다.

애초 기업은행은 "신임 사령탑을 선임할 때까지 김사니 감독대행에게 경기 운용을 맡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김사니 전 감독대행이 논란 속에 스스로 물러나면서 두 번째 감독대행으로 안태영 코치를 선임했다.

기업은행은 신임 사령탑 선임에 속도를 냈고, '배구계 어른'인 김호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현역 시절 이탈리아리그에 진출해 명 세터로 이름을 떨친 김호철 감독은 1995년 멕시카노파르마 클럽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 감독으로 활약했던 김 감독은 2005년부터 현대캐피탈 감독을 맡아 2005-2006, 2006-2007시즌 V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12-2013시즌 러시앤캐시 감독을 거쳐 2013-2014시즌에 현대캐피탈로 돌아갔고, 2014-2015시즌 종료 후 최태웅 감독에게 자리를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7년 남자 대표팀 전임감독으로 부임한 김호철 감독은 2019년 프로팀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 감독을 맡으려고 시도하다 발각돼 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로부터 '품위 훼손' 규정 위반으로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2019년 5월 대표팀 사령탑에서도 물러났다.

김호철 감독은 2년 7개월 만에 코트로 복귀한다.

여자부 팀을 이끄는 건 처음이다.

김 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하루속히 팀을 재정비해 알토스 배구단이 명문구단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김호철 감독은 데이터를 기본으로, 팀워크와 소통을 통해 선수 특성에 맞게 훈련하는 감독"이라며 "올바른 배구단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적합한 감독이라고 판단했다.

김 감독의 리더십과 다양한 경험은 구단을 빠르게 재정비하고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김사니 전 감독대행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호진 사무국장도 교체될 예정이다.

팀을 떠난 조송화에 관해서는 "10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나 구단은 상벌위원회의 징계 결과와 관계없이 조송화 선수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종원 기업은행 구단주는 "이번 사태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선수단 내 불화와 팀 이탈, 임시 감독대행 선임 등의 과정에서 미숙하고 사려 깊지 못한 구단 운영으로 팬들의 실망을 야기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올바른 선수단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재창단의 각오로 팀을 바꿀 것이다.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 체질 개선, 프런트의 근본적인 쇄신 추진 등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팬들과 더욱 소통하겠다.

선수단을 쇄신해 나가는 구단의 노력과 조치를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