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개위, 지방정부와 에너지 국유기업에 지침
전력난 해소되자 요소 등 화학비료 생산 정상화 추진 관측
中정부 "화학비료 생산용 석탄 보장" 지시…요소 생산 확대되나
중국의 비료품목 수출 규제로 한국에서 심각한 요소수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화학비료 생산에 필요한 석탄과 전력을 철저히 보장하라고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요소 수급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의 경제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계획위원회(발개위)는 2일 홈페이지에 '화학비료 생산용 석탄, 전력, 천연가스 보장 업무를 잘하는 문제에 관한 통지'를 공개했다.

발개위는 지난달 17일자 통지에서 "화학비료는 농업 생산의 중요한 재료로서 국가 식량 안보 및 중요 농산물 공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며 "화학비료 생산과 공급을 촉진해 내년 봄 경작기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개위는 "석탄과 천연가스는 화학비료 생산의 중요한 원료이고, 전기는 화학비료 생산을 위한 중요 조건"이라며 "화학비료 생산용 석탄, 천연가스, 전력 공급 업무를 잘하는 것은 화학비료 공급을 위한 중요한 기초이자 긴박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통지 대상 기관은 각 지방 정부와 전력·에너지 부분 국유기업 등이다.

발개위는 이번 통지에서 화학비료 생산이 농업과 공업 분야에 끼치는 특수성을 고려해 에너지 소비 과다를 이유로 화학비료 생산 기업을 송전 제한 대상에 포함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수출 검사 관리 방식을 변경해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총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해 지난 10월 15일부터 반드시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하지만 중국 세관에서 관련 검사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이번 수출 전 검사 조처가 이들 품목의 수출을 통제하는 규제라는 점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로 인해 중국에 전체 요소 수입량의 3분의 2를 의존하는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다.

중국이 요소를 포함한 화학비료 품목 수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은 9∼10월 절정에 달했던 전력 대란 사태와 석탄 부족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력난이 심각한 사회·경제 문제로 부상하자 중국 당국은 10월부터 석탄을 발전소에 최우선 공급했다.

그 결과 요소 등 화학비료 공장을 대상으로 한 석탄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요소의 주된 원료는 석탄이다.

또 심각한 전력난 탓에 중국 각지가 에너지 고소비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에 전력을 제한적으로 공급했는데 이는 화학비료 생산 기업을 포함해 석유화학 기업들의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가 화학비료 생산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대대적 석탄 증산을 통해 전력 대란 해소라는 급한 불을 일단 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력 대란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충격에 놀란 중국 당국은 지난 10월부터 저탄소 정책을 후순위로 미루고 대대적으로 석탄 증산을 추진해 전력 대란은 일단 해소된 상태다.

중국 내 화학비료 수급 긴장 상황이 완화되면 향후 한국이 중국과 협상을 통해 요소 수입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계약한 요소 1만8천700t에 대한 수출 절차는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물량이 소진되고 난 뒤 중국에서 추가로 요소를 수입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 정부는 중국 관계 당국과 이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동향을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중국이 요소를 포함한 화학비료를 적극적으로 생산한다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나쁜 얘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