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 반성·쇄신 내세워 지지층 결집…선대위 재편도 곧 마무리
"12월 중순 골든크로스" 기대감 속 세종·전북 순회일정 검토
'집토끼 결집' 이재명, 쇄신 매듭 후 1번 국도 타고 내부 단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거듭 호남 민심을 다잡으며 집토끼 결속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충청 지역에서 본격적인 본선 행보를 시작하며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는 가운데, 이 후보는 다음 일정으로 '1번 국도'를 타고 세종·전북을 순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후보는 29일까지 3박 4일간의 광주·전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지역순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5일 밤 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 빈소를 방문한 것부터 시작하면 사실상 4박 5일 일정을 소화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지역에서 가장 긴 기간을 머무르며 심혈을 기울였다.

순회 기간 이 후보는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과오와 부인 이순자씨의 '대리 사과' 등을 성토하고, 역사왜곡 특별법 추진을 선언했다.

또 범여권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민주 진영의 일원이면 과거를 따지지 않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전통적 지지 세력의 결집을 꾀했다.

동시에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 민주당의 죽비이고 회초리"라며 반성과 쇄신을 통해 지지층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주력했다.

지난 28일 출범한 '광주 대전환 선대위'에서 만 18세의 고교생을 공동 위원장으로 발탁한 데서도 이런 의지가 드러난다.

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처절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한 쇄신의 각오에 광주와 전남이 뜨겁게 화답해 주셨다"며 "광주 청년선대위 출범식을 방향키 삼아 변화와 쇄신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번 주 내에 선대위 개편도 매듭지을 방침이다.

총무·전략·정책·조직·직능·홍보 등 필요한 본부 6∼7곳만 남겨두는 식으로 조직을 간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총괄본부장은 없애고 선대위원장이 각 본부를 직할하도록 함으로써 복잡했던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화할 전망이다.

이 후보 측은 이런 행보를 통해 지지율이 정체됐던 위기 국면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

우선 광주·전남의 '바닥 민심'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고, 기대보다 낮던 호남 지지율의 반등 계기가 생겼다는 자평이 나온다.

광주 출신 민형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현지 언론이 '김대중 때보다 더 뜨거운 열기'라고 제목을 뽑더라"며 "저도 동행을 했는데 해석이 필요할 정도로 뜨거웠다"고 전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와 격차를 오차 범위 내로 좁힌 것으로 나타나는 데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12월 중순께에는 '골든 크로스'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집토끼를 먼저 단속하는 이 후보의 행보는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후보는 이번 주말 순회 일정으로 서울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코로나의 급격한 확산세를 고려해 수도권 바깥으로 나가는 쪽으로 선회했다.

새 행선지로는 세종과 전북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1번 국도를 타고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날 "충청의 아들"을 외치며 첫 지역 방문 일정을 시작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엿보인다.

지방분권에 대한 비전 등 강점을 내세우며 중원 쟁탈전에 맞불을 놓고, 호남 지역 민심에도 다시 한번 호소할 전망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본격적으로 지역 일정을 시작하면 실력이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후보의 강점이 더 돋보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