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맞은 '부스터샷' 덕분에 KS서 '가을 지배자' 두산 압도
kt 마법 시작은 정규리그 1위 결정전…큰 경기 압박감 완전 해소
처음으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무대를 밟은 팀답지 않게 kt wiz의 경기 운영이 노련하다.

kt는 사상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가을 타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KS 1∼2차전을 모두 잡아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두 경기만 더 이기면 kt는 2013년 창단해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한 이래 처음으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군다.

KS에 직행한 kt가 13일을 쉰 덕분에 체력에서 앞설지 몰라도 KS 무대에 7년 내리 선 '가을의 지배자' 두산의 경험에는 크게 밀리기에 팽팽한 접전이 되리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KS 1∼2차전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kt는 두 경기 내내 공수에서 경기를 주도하며 지친 두산을 궁지로 몰았다.

막내의 어리숙함, 초보의 부담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kt 마법 시작은 정규리그 1위 결정전…큰 경기 압박감 완전 해소
베테랑답지 않게 두산은 결정적인 실책 2개로 1차전을 내줬다.

이와 달리 kt는 2차전에서 4차례나 완벽한 병살 수비를 선보여 두산 공격을 원천 봉쇄했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kt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10월 31일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리그 1위 결정전에서 승리한 게 한국시리즈의 두려움을 없앤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프로야구는 빈타에 허덕여 4개월간 유지하던 선두를 내준 kt가 정규리그 144경기에서도 삼성과 승, 패, 무까지 같은 동률을 이루자 145번째 번외 경기인 정규리그 1위 결정전으로 KS 직행팀을 가렸다.

kt는 7이닝 무실점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눈부신 역투와 강백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삼성을 1-0으로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지난 5월 18일 두산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거둔 값진 1-0 승리가 1년 농사를 가름하는 최대 승부처에서 나왔다.

kt 마법 시작은 정규리그 1위 결정전…큰 경기 압박감 완전 해소
원정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1위 결정전'은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1만2천244명의 관중들은 대부분 삼성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던 팬이었다.

kt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단 1점으로 삼성을 밀어내고 13일의 휴식, 포스트시즌 배당금의 20%가 걸린 KS 직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큰 경기에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을 얻은 건 최대 소득이었다.

kt 마법 시작은 정규리그 1위 결정전…큰 경기 압박감 완전 해소
심장이 터질 듯한 압박을 이겨낸 kt는 한국시리즈에서 장점을 살려 경기를 자신 있게 풀어갔다.

두산을 압도하는 쿠에바스, 소형준 두 선발 투수가 각각 1실점,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쌓았다.

1차전에서는 배정대가 경기 후반 승리를 부르는 좌월 솔로 결승포를 터뜨리는 등 신진급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면, 2차전에서는 박경수의 호수비, 장성우의 쐐기 2타점 2루타 등 베테랑들이 힘을 합쳐 빅 이닝(한 이닝 4득점 이상)을 연출해 신구조화의 정석을 뽐냈다.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이라는 부스터 샷(추가 접종)이 kt의 한국시리즈 면역력을 키워줬다.

최대 약점이던 '경험'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한 kt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