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역대 포스트시즌서 5승 4패로 두산 리드
'삼성 킬러' 최원준-'다승 1위' 뷰캐넌, 1차전 선발 격돌
PO 1차전 승리팀, KS 진출 확률 81.8%…1차전부터 총력전 예고
'사자굴'로 향하는 '가을 곰', 누가 살아남을까…9일 PO 격돌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두산 베어스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에서 격돌한다.

삼성과 두산은 9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라팍)에서 PO 1차전을 치른다.

2016년 라팍 개장 후 첫 가을 잔치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삼성은 포스트시즌을 벌써 5경기나 치른 두산을 PO 파트너로 맞는다.

정규시즌 4위 팀인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5위 키움 히어로즈를 제압했고, 3위 LG 트윈스와의 준PO에선 최종 3차전에서 승부를 결정했다.

일단 상황은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PO 3차전까지 치른 두산의 체력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들어 최고의 '필승조'로 활약 중인 두산의 이영하는 준PO 3차전에서 4이닝 66구를 던져 PO 1차전 등판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두산은 올해 삼성전 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제로(0)를 기록한 아리엘 미란다를 비롯해 워커 로켓까지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된 상황이다.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최원준 정도인 두산을 상대로 마운드 싸움에선 10승 투수 3명(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원태인)을 거느린 삼성이 훨씬 유리하다.

'사자굴'로 향하는 '가을 곰', 누가 살아남을까…9일 PO 격돌
하지만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에서 드러났듯 단기전에서 경기 흐름을 자신 쪽으로 끌고 가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투수진의 열세를 젊은 투수들의 패기와 예측 불허의 마운드 운용으로 상쇄해왔다.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구위가 아무리 좋아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볼넷을 얻어내고, 볼넷을 얻어내면 활발한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괴롭힌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삼성에는 PO 상대로 LG보다는 두산이 훨씬 유리하지만, 실제 승부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쉽게 점치기 어렵다.

게다가 올 시즌 삼성은 두산에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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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PO는 기존 5전 3승제에서 3전 2승제로 축소됐다.

시리즈가 짧아진 만큼 체력 안배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일찌감치 한국시리즈행을 확정하기 위해 1차전부터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1차전 승리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역대 PO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총 33번(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중 27차례로 81.8%에 달한다.

삼성은 1차전 선발로 다승 부문 공동 1위인 에이스 뷰캐넌을 예고했다.

뷰캐넌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6승(5패)을 올렸지만 두산을 상대로는 2경기에서 9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약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로 최원준을 내세운다.

올 시즌 삼성전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6으로 대단히 강했다.

준PO 1차전에서 84구를 던진 뒤 나흘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삼성은 1차전에서 롱릴리프 최채흥을 언제 어느 상황에서 투입할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최채흥이 허리를 든든하게 버티면 '구원왕' 오승환이 뒷문을 지킨다.

삼성은 구자욱, 호세 피렐라, 오재일, 강민호를 중심으로 한 중심 타선이 화력 싸움에서 두산에 밀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다.

국내 최고의 중견수인 박해민(삼성)-정수빈(두산)의 명품 호수비 대결과 유니폼을 바꿔입은 오재일(삼성)과 박계범(두산), 두 이적생의 만남도 관심을 끈다.

오재일은 이적 첫해 삼성의 암흑기 탈출을 이끌었고, 박계범은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본인 야구 인생 첫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사자굴'로 향하는 '가을 곰', 누가 살아남을까…9일 PO 격돌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리그에 참여한 '형님 구단' 삼성과 두산은 이번이 통산 10번째 가을 무대 맞대결이다.

지금까지는 삼성이 5승 4패로 앞섰지만 '삼성 왕조'를 무너뜨린 팀이 바로 두산이다.

삼성은 2011∼2015년, 5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4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은 이후 삼성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후 두산은 매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2016년과 2019년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올해 삼성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승률과 순위를 기록했으나 '가을 타짜'의 저력을 과시하며 PO 무대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