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믹 호러'는 공포 소설의 거장 H.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시작된 호러 장르의 하나다.

대처할 수 없는 우주적 존재를 마주친 인간이 근원적으로 느끼는 공포를 묘사한다.

러브크래프트의 경우 신화적 요소들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질적인 동양 문화를 야만적이거나 악으로 그려냈는데, 이런 편견을 깨려는 반작용으로 국내 장르 작가 여섯 명이 한국 설화를 모티브로 한 코스믹 호러에 도전했다.

제주도 설화가 '코스믹 호러'와 만나면
전건우, 전혜진, 정명섭, 황모과, 김선민, 사마란이 제주 설화를 제재로 쓴 코스믹 호러 단편들을 엮은 앤솔로지 '오래된 신들이 섬에 내려오시니'(들녘 펴냄)이다.

한국형 코스믹 호러를 창조한다는 텀블벅 프로젝트를 통해 모금을 진행해 목표액의 10배 이상을 달성함으로써 쉽게 출판이 이뤄졌다.

러프크래프트식 공포 문법과 서사를 벗어나진 않았지만,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 대신 제주도 신화, 전설, 민담, 설화를 코스믹 호러로 재해석했다.

서천 꽃밭, 영등 할망, 구삼승 할망, 수산진 공양 설화, 김녕사굴 설화, 이어도 전설 등 제주도 설화를 재해석한 여섯 편의 짧은 소설이 심연의 공포를 자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