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아타튀르크 칭송받을 위인아냐"…터키 "급진적 사고방식"
키프로스, 아타튀르크 영웅으로 묘사한 교과서 폐지…터키 반발
키프로스공화국이 터키의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와 관련한 영어 교과서를 폐지하기로 하자 터키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터키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교과서에서 아타튀르크를 기술한 페이지를 찢어버리라는 지시는 터키에 대한 키프로스의 왜곡되고 급진적인 사고방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키프로스 당국의 시대착오적이고 적대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키프로스 교육부는 아타튀르크를 '영웅'으로 묘사한 중학교 영어 교과서를 폐지하기로 하고 각급 학교에 해당 지문이 실린 페이지를 찢어버리라는 지침을 내렸다.

해당 지문은 키프로스 중학교 2학년 영어 교과서 36페이지에 실렸으며, 아타튀르크를 '터키의 위대한 영웅'으로 표현했다.

키프로스 교육부는 성명을 내고 "아타튀르크는 칭송받아야 할 위인이 아니며, 그의 인품이나 지도력을 칭송하는 교과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타튀르크는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같은 반인륜적 범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며 "아르메니아 학살은 키프로스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 많은 다른 나라들이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은 1915년부터 1923년까지 터키의 전신 오스만튀르크가 아르메니아인과 다른 소수민족을 학살한 사건을 일컫는다.

동지중해의 섬나라이자 분단국인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그리스 장교들이 1974년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북키프로스튀르크 공화국이 세워졌다.

국제법상으로는 키프로스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북키프로스튀르크를 국가로 인정하고 사실상 보호국으로 삼고 있다.

그리스와 터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앙숙'이며, 그리스계 주민이 대부분인 키프로스 역시 키프로스 섬 북부를 점령한 터키를 침략자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